철원 군부대 30여명 확진에 비상
2단계지역 휴가제한 가능
모든 간부 '회식 자제령'
강원도 철원 육군 부대에서 하루 새 30여 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타났다.
23일 국방부와 육군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철원에 있는 육군 5포병여단 예하 A부대에서 간부 5명, 병사 26명 등 31명이 추가 확진됐다. 5포병여단에서는 전날까지 여단본부 1명과 또 다른 예하부대인 B부대 5명 등 6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바 있다. 이에 따라 5포병여단에서만 본부 1명, 예하 부대 2곳 36명 등 누적 확진자가 37명에 달한다. 두 예하 부대 간 역학관계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B부대 관련 확진자 중 원사 1명이 예하부대 운전병들을 관리하는 수송관으로, A부대 첫 확진자인 운전병이 원사 확진자의 사무실을 다녀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A부대 운전병은 처음엔 원사 확진자의 접촉자로 분류되지 않았다가 나중에 발열 등 증상이 나타나 검사 결과 확진됐다. 이후 A부대원에 대한 전수 검사 과정에서 확진자가 쏟아졌다.
이에 따라 군 당국이 최초 확진자의 접촉자 분류 및 동선 파악 과정에서 허점이 없었는지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군은 현재 예하 부대를 포함해 관련 부대에 대한 전수 검사를 진행 중이어서 확진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검사 대상 인원은 500∼600여 명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이날 철원에 있는 다른 육군 부대와 화천 육군 부대에서도 간부 확진자가 1명씩 추가돼 이날만 군내 전체 확진자가 33명 늘었다. 누적 확진자는 263명이 됐다.
육군은 확진자 속출에 지난 21일 남영신 참모총장 주관으로 긴급 지휘관 회의를 열어 모든 부대를 대상으로 1일 2회 자가진단 등 부대 단위 일일 점검시스템을 강화하는 한편 부대 방문을 최소화하도록 조처했다. 또 1인 격리 시설 추가 확보·역학조사관 추가 운영·방역물자 확보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군 차원의 방역지침도 강화됐다. 국방부와 군은 24일 0시부터 수도권 등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적용 중인 지역 부대 장병 휴가를 현장 지휘관 판단에 따라 제한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전국 모든 군 간부들에 대해 회식·사적 모임 자제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모든 간부는 일과 후 숙소 대기를 원칙으로 하며, 회식이나 사적 모임은 연기 또는 취소해야 한다.
외출은 생필품 구매와 병원 진료 등 필요한 경우에 한해서만 가능하다.
현장 지휘관 판단이라지만 현재 수도권 중심의 코로나19 확산세를 고려하면 상당수 장병의 휴가가 사실상 제한될 것으로 관측된다. 또 외출은 원칙적으로 통제하되 현장 지휘관 판단 아래 안전 지역에만 시행할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