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증환자 급증, 자치구 분담 필요

2020-12-03 11:17:05 게재

현재 추세, 서울시만으로 감당 못해

확진자 1명 발생하면 수백명까지 격리

확진율 '3' 초과 … 감염량·확률 최고조

서울시 일일 확진자 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검사 수 대비 확진자 수를 나타내는 확진율은 3.1을 기록하면서 감염량과 감염 확률 모두 최고조에 달했다. 병상 부족 사태가 임박하면서 격리자 관리와 경증 환자 치료로 나뉘었던 서울시 치료 시스템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3일 서울시에 따르면 2일 서울 확진자 수는 262명이다. 국내 코로나19 사태 이후 서울시 하루 발생 기록 중 최대 규모다. 검사건수도 폭증했다. 하루 1만건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확진율도 최고 수치를 넘어섰다. 거리두기 2단계 격상 후에도 1주일째 2.0% 후반을 달리던 확진율은 2일 3.09를 기록, 처음으로 3%를 넘겼다.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540명을 기록한 가운데 3일 오전 서울 한 자치구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확진자가 다량 발생하면 밀접접촉자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확진자 동선에 따라 적게는 몇명에서 많게는 수백명까지 격리자가 발생한다. 확진자 다량 발생 → 밀접접촉자 급증 → 검사량 급증 → 확진자 증가의 악순환 고리가 반복될 수 있다.

거리두기 등 기본 방역 수칙 강화 외에 환자 치료 시스템을 시급히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서울시 방역 체계는 자치구가 검사와 자가격리자 관리를 맡고 서울시가 무증상·경증 환자 치료 및 관리를 분담한다. 확진자 발생 후 밀접접촉자로 분류되면 자가 격리에 들어가고 이들의 관리는 자치구가 담당한다. 확진자는 중증과 경증(무증상)으로 분류해 중증은 병원으로, 경증은 생활치료센터에 입소 시킨다. 하지만 확진자가 늘면서 격리 대상자도 함께 증가함에 따라 이같은 구분에 변화가 필요해졌다. 현재 서울시가 전담하고 있는 무증상·경증 환자 격리 및 치료 역할을 자치구가 일부 분담하고 서울시는 여기서 배출되는 중증·중경증 환자 치료에 주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환자 수 급증에 따라 배가된 치사율을 줄이고 서울시 방역역량만으로 감당이 어려운 경증 환자 치료 및 관리에 자치구 역할을 높여야 한다는 게 방역당국 판단이다.

현재 서울은 일부 편차가 존재하나 모든 자치구에서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이들 환자 중 절반 이상은 무증상·경증 환자다. 이들을 자치구별로 마련된 생활치료센터에서 치료·관리하는 것이 당면한 과제다. 시는 즉각 자치구에 지역별 경증환자 치료거점을 만들어줄 것을 요구했다. 그간 검사와 역학조사, 자가격리자 관리에 주력했던 자치구에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서울 전체적으로 병상이 모자라면 거점을 확보하지 못한 자치구는 환자가 발생해도 각자 집에 머물게 하는 상황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대구에서도 대규모 감염 발생 초기, 치료시설을 확보하지 못해 2000명 이상 확진자가 병원이나 치료센터가 아닌 자기 집에 머무는 상황이 발생했다. 현재 서울시도 병상 부족으로 일부 확진자를 수도권 밖 치료센터까지 이송하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방역 관계자는 "역할분담이 시급하게 되지 않으면 더 먼 곳으로 환자를 보내야 하고 그 경우 환자 관리는 물론 인력 투입, 중증 환자 이송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 한 자치구 관계자는 "혐오시설, 주민기피 문제 등으로 경증 환자를 수용할 생활치료센터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우리 지역 환자가 치료를 못 받는 상황이 발생하면 안되기 때문에 주민 설득, 기관 접촉을 통해 시설 마련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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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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