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코로나19)검사건수 줄었는데 이틀째 600명대
7일 0시 기준 615명 확진
요양원 곳곳에서 집단감염
"수도권 이미 전시상황"
주말 코로나19 검사건수가 줄었는데도 이틀 연속 확진자가 600명대를 넘어섰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수도권 2.5단계, 비수도권 2단계로 격상했지만 감염불길을 잡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요양원 등 치명률이 높은 고위험시설의 집단감염이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어 이들 시설에 대한 방역대책에 경고등이 켜졌다.
7일 오전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으로 전날 전국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615명이다. 주말 검사건수가 줄었는데도 전날(631명)에 이어 600명대를 넘겼다. 국내발생은 580명이고 해외유입은 35명이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 231명, 경기 154명, 인천 37명 등 수도권이 422명이다. 수도권 지역발생 확진자는 이달 3일부터 닷새 연속 400명대를 기록하고 있다.
비수도권에선 울산이 38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부산 33명, 전북 21명, 경남 15명, 충북 11명, 충남 10명, 강원·경북 각 9명, 대구 5명, 광주 3명, 대전·전남 각 2명 등이다. 비수도권 지역발생 확진자는 총 158명이다.
경기도는 7일 오전 0시 기준 전날 신규 확진자가 156명이 발생해 지난 1일부터 엿새째 100명대를 기록하고 있다.
고양시 요양원 2곳에서 하루 24명이 확진판정을 받았다. 지난 3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일산동구 펠리스요양원에서 6명이 추가로 확진돼 31명으로 늘었다. 일산동구 또 다른 요양원에서도 18명이 확진돼 우려를 키우고 있다.
집단감염이 발생한 양평군 개군면에선 이날 8명이 추가됐다.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도 이날 24명이 나왔다.
울산시 한 요양병원에서도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6일과 7일 오전 9시까지 이틀간 모두 91명이 확진판정을 받았다.
7일 오전 울산시에 따르면 남구 양지요양병원에서 5일 확진자 1명 나온 이후 검사를 실시한 결과 6일 38명에 이어 7일엔 오전까지 53명이 추가 확진돼 모두 9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요양병원 특성상 확진자 대부분이 70대 이상 고령이다.
인천은 6일 하루에만 37명이 새로 늘어났다. 10명 안팎으로 증가하다 갑자기 늘었다. 부평구 한 요양병원에서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온 탓이다. 이 병원은 코호트 격리 됐다. 누적 확진자가 20명인데 다행히 7일부터는 추가 확진이 없다. 그렇다고 진정세로 보기도 어렵다. 인천에서는 7일 오전 10시 현재 17명이 더 확진됐다.
부산시는 코로나19 누적 환자가 1000명을 돌파하면서 방역 공백에 대한 우려가 높다.
올 2월 21일 지역 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뒤 374명의 누적환자가 나온 것은 올 10월 5일로, 모두 228일 걸렸다. 반면 지난달 28일부터 두 자릿수 신규 확진자가 나오기 시작해 6일까지 발생한 확진자는 373명이다. 예전 228일 가까이 걸린 게 불과 최근 13일 만에 발생했다.
매일 수십 명씩 확진자가 발생하는 것은 집단감염에 따른 n차 감염이 결정적이다. 이날도 초연음악실 n차 감염자가 9명이 나와 초연음악실 관련자는 154명이 됐다. 사상구 반석교회 관련자도 3명이 추가돼 42명에 달했다. 신라대 관련 n차 감염자도 2명이 추가돼, 모두 11명이 됐다.
경남에서도 조선소 노인시설 등 소규모 집단 감염이 잇따라 발생했다. 지난 4일 거제의 대형 조선소 협력업체 노동자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뒤 6일까지 11명이 집단 감염됐다. 지난 3일 첫 확진자가 나온 김해의 한 노인주간보호센터는 6일에도 신규 확진자가 나오면서 이 시설에서만 28명이 누적 확진 판정을 받았다.
사회적 거리두기 준 3단계를 시행했던 충북 제천시는 6일에도 4명이 추가 확진됐다. 이 가운데 3명은 자가격리 중 발견됐다. 수십명씩 나오던 상황에서 확진자 수가 한 자릿수로 줄었지만 안심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감염이 확산일로였던 강원도에선 최근 확산세가 한풀 꺾였지만 6일 군인들의 감염이 이어져 또 다른 군대 내 집단감염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강릉시에선 지난달 24일 휴가에서 복귀한 20대 군인이 6일 오전 양성으로 확인됐고 같은 부대 내 장병 2명도 이날 오후 확진판정을 받았다. 철원지역 군인 5명은 격리 중 양성판정을 받았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은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대본 회의 모두발언에서 "주말 검사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확진자 수가 이틀 연속 600명대를 기록하고 있다. 유례가 없는 규모"라며 "지난 6일 기준으로 수도권의 신규 확진자 470명도 코로나19 발생 이래 최고치로 수도권은 이미 코로나19 전시상황"이라고 말했다.
박 1차장은 "수도권 2.5단계에서도 확산세를 잡지 못한다면 전국에 걸치 폭발적 유행이 현실화하고 의료시스템 붕괴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전국적 3단계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앞으로 3주는 코로나19의 폭발적 증가세를 꺾을지 판가름 짓는 중요한 기회이자 힘겨운 고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