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변종 코로나 확산에 유럽 전역 '빗장'
영국발 항공편 잇따라 중단
EU 회원국 공동대응 논의
영국에서 기존 코로나19보다 전파력이 70% 가까이 높은 변종 코로나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유럽전역이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잉글랜드 남동부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세를 보이고 있는 변종 코로나 탓에 영국은 런던 등 일부지역에 대한 4단계 긴급봉쇄를 결정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변종 바이러스가 심각한 질환이나 높은 사망률을 유발한다는 증거는 없지만, 훨씬 더 빨리 전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긴급 봉쇄조치를 발표하게 돼 마음이 매우 무겁다"고 말했다.
인접한 유럽국가들은 영국발 항공편을 잇따라 중단하며 유입 차단에 부심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 AP 통신 등에 따르면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벨기에, 오스트리아, 아일랜드, 루마니아 등 유럽 국가들은 이날 잇따라 영국발 항공편 금지 조치를 발표했다.
독일 정부는 변종 코로나19에 대응해 이날 밤 12시부터 화물기를 제외한 모든 영국발 항공편 착륙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독일 정부 소식통은 AFP에 "이러한 제한 조치가 EU 27개 회원국 전체에 의해 채택될 수 있다"면서 "회원국들이 영국과의 해상, 육상, 철도 연결 수단과 관련한 공동 대응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프랑스 정부도 이날 밤 12시부터 48시간동안 영국에서 오는 모든 이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고 일간 르파리지앵이 전했다. 도로, 항공, 해상, 철도를 이용한 이동은 물론 화물 운송도 불가능해진다.
네덜란드 정부는 이날부터 내년 1월 1일까지 영국에서 승객을 태운 항공기가 들어오는 것을 금지한다고 밝혔고, 벨기에 정부도 이날 밤 12시부터 최소 24시간 영국발 항공편과 유로스타를 포함한 열차 운행을 금지하기로 했다.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 아일랜드 정부 역시 영국발 항공편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영국에 머물렀던 사람들에 대한 격리와 검사도 강화된다.
이탈리아 보건당국은 최근 14일간 영국에 체류했거나 영국을 경유한 사람의 입국을 금지하는 한편 이미 자국 내 체류하는 영국발 입국자에 대해선 신속하게 코로나19 검사를 받게 할 방침이다.
체코도 지난 2주 사이 영국에서 최소 24시간 머무른 뒤 입국하는 모든 사람에 대해 이날부터 격리 조치가 적용된다고 밝혔다.
항공편만이 아니다. 유로스타는 영국 런던과 벨기에 브뤼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사이를 운행하는 열차를 21일부터 취소하기로 했다.
EU 차원의 대응에 관한 논의도 이뤄지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EU 행정부 수반 격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등과 해당 사안을 논의했다고 엘리제궁이 밝혔다.
독일의 대변인이자 외교관인 제바스티안 피셔는 "오는 21일 변종 코로나19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회원국 긴급회의를 소집했다"고 밝혔으며, 영국에서 발생한 변종 코로나19에 대한 조율이 의제라고 말했다.
이날 세계보건기구(WHO)도 유럽 국가들에 변종 코로나에 대한 대응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WHO 유럽 사무소 대변인은 이날 AFP에 유럽 국가들은 통제, 예방을 위한 접근법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WHO에 따르면 영국 이외에 덴마크에서 9건, 네덜란드와 호주에서 각 1건의 변종이 보고됐다.
WHO는 변종이 사람 간에 좀 더 쉽게 확산할 수도 있다는 예비 징후와 변종이 일부 진단 분석 검사 이행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예비 정보를 언급했다고 AFP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