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카메라 앞 화이자 백신 접종
"걱정할 것 없다. 의료진에 큰 빚 지고 있어" … 해리스는 성탄 이후 접종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1일(현지시간) 오후 방송과 인터넷을 통해 생중계 되는 가운데 델라웨어주 뉴어크의 크리스티아나 케어에서 화이자-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공개적으로 접종했다.
앞서 인수위는 지난 18일 바이든 당선인이 백신에 대한 국민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이날 공개적으로 백신을 접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백신은 최초 접종 3주 후에 두 번째 주사를 맞아야 정상적인 면역 반응이 생긴다. 바이든 당선인은 대통령 취임식 직전인 내달 11일 전후에 2차 접종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78세인 바이든은 코로나19에 취약할 수 있는 고령층에 속한다.
목까지 올라오는 감색 스웨터를 입고 마스크를 쓴 바이든 당선인은 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바로 옆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이 병원 임상 간호사이자 병원 직원 건강서비스 책임자인 테이브 마사로부터 왼쪽 팔뚝에 주사를 맞았다.
바이든은 주사를 맞기 직전에 셋까지 세어주길 원하느냐는 마사의 질문에 "아니다. 준비되면 바로 접종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접종 직후 "어떤 것도 걱정할 게 없다. 나는 2차 접종을 기다리겠다"면서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 준수가 계속 이어져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마스크를 쓰고 전문가의 말을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우리가 이 사람들(의료진)에게 엄청나게 많은 빚을 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과학자들과 이것을 만든 사람들, 최일선 의료진, 실제로 임상시험을 한 사람들은 정말 놀랍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분 모두가 얼마나 바쁘고 믿을 수 없는 일을 하는지 보기 위해 병원 전체를 안내받았으면 좋겠다"며 "우리는 당신들에게 정말 큰 빚을 지고 있다"고 거듭 사의를 표했다. 그는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워프 스피드 작전'을 순조롭게 실행에 옮기는 등 어느 정도 공로를 인정받을 만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질 바이든 여사는 이날 오전 일찌감치 접종했다고 인수위는 밝혔다.
미 식품의약국(FDA)에 의해 긴급사용이 승인된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은 지난 14일부터 의료진 등을 대상으로 접종을 시작했다. 미국에서 두 번째로 승인받은 바이오기술 기업 모더나 백신은 이날부터 전국 병원에 공급됐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은 바이든 당선인과 시차를 두고 접종하라는 의료진의 조언에 따라 크리스마스 이후 접종한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앞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지난 18일 백악관 옆 아이젠하워 행정동 건물에서 공개적으로 백신을 접종했다. 민주당 소속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 등 의회 지도자들도 접종을 마쳤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백신 접종 여부에 아무런 언급이 없는 상태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는 백신 개발에 대해선 크게 선전했지만, 백신의 안전성과 관련해 대중을 안심시키기 위한 행사에는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존스홉킨스대학 집계 기준으로 이날까지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1792만3800여명을 보유한 전세계 최다 감염 국가다. 사망자는 31만명을 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