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신접종 100만회 넘어서
일반인 백신 접종은 내년 여름 … 입원·사망자 지표는 계속 악화
지난 14일부터 화이자·바이오엔테크가 제조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미국이 지금까지 100만회분 접종을 완료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3일(현지시간) 오전 9시 기준 전국적으로 100만8025회분의 백신을 접종했다고 밝혔다고 CNN 방송이 보도했다.
모더나의 백신도 21일부터 접종에 들어갔으나 지역 보건당국이 접종현황을 집계해 CDC에 보고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관계로 이번 통계에 포함되지 않았다. 아울러 미국 연방정부가 각 주 정부에 배포한 백신 물량은 모두 946만5725회분으로 집계됐다. 이는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이 모두 포함된 통계다.
미국이 이처럼 백신 배포와 접속에 속도를 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반인들이 백신을 맞아 집단 면역을 확보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차기 행정부에서 코로나19 대응을 책임질 비베크 머시 박사는 이날 NBC 방송 인터뷰에서 내년 한여름이나 초가을이 일반인 접종을 시작하게 되는 현실적인 시간표라고 밝혔다.
머시 박사는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에 의해 차기 보건복지부 의무총감 겸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 단장으로 지명됐다. 그는 "만일 모든 일이 잘 진행된다면 우리는 내년 늦봄까지 저위험군 사람들이 백신을 맞는 상황을 보게 될 것"이라며 "일반인에게 백신이 보급되는 시점은 한여름이나 초가을로 가정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CDC 지침에 따라 의료진과 장기 요양시설 종사자를 대상으로 백신을 먼저 투여하고 있다. 이어 식료품점 직원과 교사 등 필수업종 근로자, 75세 이상 노인, 고위험 질환자에게 백신을 맞힌 뒤 일반인 접종에 들어갈 예정이다.
클레이 해넌 예방접종관리자협회 전무이사는 CNN 방송에 "사람들은 인내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백신을 맞을 때까지) 바이러스 감염을 경계하고 자신을 보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있음에도 미국의 입원 환자와 사망자 등 코로나 지표는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겨울철 코로나 3차 대유행에다 지난달 말 추수감사절 여행과 모임의 여파가 본격적으로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 환자 현황을 집계하는 '코로나19 추적 프로젝트'에 따르면 22일 기준 입원 환자는 11만7077명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입원 환자가 10만명 이상을 유지한 것은 21일째다. 또 22일 기준 하루 사망자는 3401명으로, 코로나 사태 이후 두 번째로 많았다고 존스홉킨스대학은 전했다.
CNN 방송은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뒤 1∼2주 뒤에 입원과 사망 사례로 이어지는 패턴을 언급하면서 "코로나에 따른 입원 환자와 사망자 수는 계속해서 증가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두고 여행객이 늘어나는 것도 코로나 확산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미 교통안전청(TSA)에 따르면 크리스마스 일주일 전인 18일부터 나흘 동안 400만여명이 공항 검색대를 통과해 여행길에 올랐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장은 ""꽤 걱정스러운 상황"이라며 "미국인들이 코로나 확산세를 무시하고 연휴 여행에 나선다면 내년 1월은 매우 어려운 시기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