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백신접종 연말 앞 190만명 불과
당초 목표 2000만명에 훨씬 미달 … 코로나 입원환자 한달째 10만명 웃돌아
미국 정부가 코로나 백신을 초고속으로 배포하고 있으나 올 연말까지 2000만명에게 접종시키려던 계획에는 훨씬 미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가 사나흘 밖에 남지 않은 현재 미 전역에 배포된 코로나 백신은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 등 두가지로 950만개인 것으로 CNN 방송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보건복지부는 공식 통계에 잡히지 않은 배포량까지 합하면 1600만개가 미국 전역 각주에 배포됐다고 밝혔다.
두번째로 승인받아 배포된 모더나 백신 배포 통계가 아직 집계 완료되지 않고 있어 실제 배포량은 2000만개 정도는 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하지만 이는 2000만명에게 두번씩 접종시키기 위해 4000만개를 올 연말까지 공급하겠다는 당 초 약속의 절반에 못미치는 수준이다.
게다가 실제 코로나 백신을 접종 받은 사람은 190만명에 불과한 것으로 CNN 방송은 전했다.
여기에 공식 집계되지 않은 접종자를 감안해도 당초 목표인 2000만명 접종에 10분의 1에 불과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존스홉킨스대학이 집계하고 있는 코로나 백신 접종자 현황에 따르면 전국 50개주 가운데 캘리포니아, 일리노이 등은 아직 통계를 공개하지 않고 있으며 텍사스, 플로리다, 조지아, 버지니아, 메릴랜드 등 23개주만 접종자 통계를 매일 업데이트하고 있다.
텍사스가 13만9800여명으로 가장 많고 플로리다는 11만8800여명으로 집계됐다.
이어 뉴욕 8만9000명, 펜실베니아 7만3000명, 오하이오 5만2000여명, 버지니아와 미시건이 각각 3만8000여명, 조지아 2만6000여명, 노스캐롤라이나 2만4500여명의 순으로 나타났다.
CNN방송은 미시건을 비롯한 각주 당국은 첫 번째 공급물량인 화이자 백신의 경우 당초 약속받은 배포 물량보다 적게 도착했으며, 각 병원과 시설 등 접종장소에 전달된 뒤 해당 장소에서 일정을 잡아 실제로 접종해야 하기 때문에 예상보다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고 토로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백신의 안전성과 효능을 확신하지 못해 접종시기를 늦추려는 심리 때문인지 백신 접종이 늦어진다는 이유로 분노하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이 방송은 밝혔다.
이런 가운데 CNN은 코로나19 입원 환자가 약 한달째 10만명을 넘겼다고 보도했다. 미국에서 크리스마스 연휴 이후 또 한 차례 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이 닥칠 것이란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CNN은 코로나19 추적 프로젝트를 인용해 27일 기준 미국에서 코로나19로 입원해 치료받는 환자가 11만8720명으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입원 환자가 26일 연속으로 10만명을 넘긴 것이다.
이날 캘리포니아·조지아·노스캐롤라이나주 등 6개 주에서는 입원 환자가 역대최대를 기록했다.
입원 환자 수는 중증을 앓는 코로나19 환자 수를 나타내는 것으로, 통상 사망자수를 점쳐볼 수 있는 선행 지표로 여겨진다.
중환자실(ICU) 입실자 가운데 코로나19 환자의 비율도 상승하고 있다. CNN은 미 보건복지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주 미 전역의 ICU 환자 중 40%가 코로나19 환자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는 9월 말의 16%, 10월 말의 22%, 11월말의 35%보다 높은 것이다.
이처럼 환자들이 병원으로 쇄도하자 일부 병원은 환자를 감당하지 못할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남부의 헌팅턴 메모리얼 병원은 환자가 급증한 탓에 우선순위를 정해 제한된 중환자실(ICU) 병상과 치료 설비를 배분해야 할지도 모를 상황이다.
조지워싱턴대학 의학 교수 조너선 라이너 박사는 "정말로 좌절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최근 중서부와 북동부에서 신규 확진자의 감소세가 나타나기 시작했고, 미국의 양성 판정 비율도 12%에서 10%로 하락하는 등 개선 신호가 나타났는데 이제 다시 증가세로 돌아설 흐름이란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