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문제 풀 때 답지는 과연 독일까?
학부모님들과의 상담 중 빠지지 않는 고민거리 중 하나가 바로 ‘답지’이다. 수학공부에 있어 가장 이상적인 상황은 풀지 못한 문제가 있으면 스스로 고민하고 이것 저것 시도해보며 답을 찾아가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수학 공부법에는 현실적으로 두 가지 걸림돌이 있다. 하나는 시간적 제약이고 다른 하나는 학생들의 멘탈이다. 풀리지 않는 문제를 가지고 장시간 고민만 하다가는 막연히 시간을 흘려보내는 일이 될 수 있다. 수학에만 모든 시간을 할애할 수 없는 학생들 입장에서는 아까운 시간만 보내는 것일지도 모른다. 또한 풀리지 않는 문제를 오래 고민하는 것 자체가 학생들 입장에서는 커다란 스트레스로 작용하게 된다.
문제가 풀릴 때까지 고민해라. 비록 문제를 풀지 못하더라도 고민하는 그 순간 순간이 모두 수학공부의 과정이다.’라는 이상적인 말이 있지만, 수학공부에서 답지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하고 싶다. 단 무턱대고 답지부터 찾자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의 고민과 철저한 준비과정을 거친 뒤 올바르게 답지를 잘 활용하자는 것이다.
올바른 답지 사용법
답지를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우선 무엇 때문에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수학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때는 계산실수를 제외한다면 보통 두 가지 경우로 나뉜다.
첫째는 문제에서 주어진 조건을 자신이 아는 개념으로 연결시키지 못한 경우이다. 수학문제의 경우 필요 없는 조건을 절대로 주지 않는다. 학생이 교육과정에 맞는 풀이법으로 문제를 해결 할 경우 주어진 조건을 모두 사용해야만 문제가 풀린다는 뜻이다. 문제에서 제시한 조건들마다 개념과 연결지어보면 해석하지 못한 조건이 있을 것이다. 이 때, 답지를 참고하는데 주의해야할 사항은 답지의 풀이를 처음부터 끝까지 보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본인이 해석하지 못한 조건을 답지는 어떻게 해석 하였는지만을 참고하는 것이다. 그 후에는 문제로 돌아와 해석한 조건들을 가지고 문제를 다시 풀어보아야 한다.
두 번째 경우는 주어진 조건을 모두 개념과 연결시켰는데도 문제풀이의 길이 보이지 않을 때이다. 이 경우는 가급적 답지를 참고하지 않고 고민의 시간을 최대한 가져보는 것을 추천한다. 주어진 조건의 해석은 선생님의 역할이 많은 영역이기에 답지가 잠시 선생님의 역할을 대신한다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해석한 조건들을 연결시켜나가는 것은 학생 스스로의 역할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영역이다.
이처럼 충분한 고민의 시간을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길이 보이지 않는다면 답지의 연결고리를 따라가 보자. 단, 본인이 해석한 조건들을 답지에서 어떠한 순서로 연결시켜나가는지를 반드시 도식화 해보아야한다. ‘A라는 개념 뒤에 B라는 개념을 사용하니 자연스럽게 이어지는구나.’라는 개념간의 순서에 익숙해져야 하기 때문이다.
답지는 단순히 채점하는 도구가 아니다. 본인의 막힌 부분을 찾았을 때 그 부분을 빠르게 보완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도우미 같은 존재이다. 농담을 조금 보태어 문제집이 일만원이라면 문제지가 칠천원, 답지가 삼천원일 것이다.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삼천원을 버리고 공부해왔는지 생각해보고 지금부터라도 온전히 지불한 금액만큼의 학습성과를 이루기를 바란다.
고형근 부원장
목동 멘툴스 수학전문학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