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취약계층 건강관리

"노인들께 격려·안부전화 자주 하자"

2021-08-27 11:32:48 게재

84% 만성질환자, '방콕' 장기화 건강 위협 … "영양-구강-우울-운동 관리 실천해야"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면서 야외 신체활동이나 사적모임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늘어난다. 이로 인해 노인 등 건강 취약계층은 정신적 육체적 건강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노인 84%가 만성질환을 앓고 있어 면역력 약화로 감염의 위험도도 높아졌다. 코로나19 세계대유행은 앞으로 몇년 더 지속될 전망이다. 감염 고위험군인 65세 이상 노인들의 건강관리가 더욱 중요해지는 이유다.
우리나라 노인들의 건강실태를 살펴보고 가장 취약한 영양관리 구강관리 우울관리 운동관리의 정책적 중요성과 필요성을 되짚어본다. 실생활에서 구체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건강관리 방법도 알아본다.

이미지투데이

 


2020년 노인실태조사 보고서(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의 84%가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 만성질환을 2개 이상 앓고 있는 경우가 54.9%로 절반을 넘어섰다.

노인 만성질환자는 코로나19 고위험군에 속한다. 감염에 조심하면서도 면역력을 높이기 위한 건강관리를 실천할 필요가 있다.

건강보험통계에 나타난 2019년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746만명이다. 이들이 만성질환 등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사용한 진료비는 2019년 35조7925억원에 이른다. 노인들의 자가 건강관리는 자신의 건강을 지킬 뿐만 아니라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데 매우 중요하다.

만성질환 가운데 높은 유병률을 보이는 고혈압(56.8%) 당뇨병(24.2%) 고지혈증(17.1%) 등은 식습관과 운동 등으로 중증화를 막을 수 있다.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최근 '노인 건강관리수칙'을 발표했다. 실생활에서 쉽게 실천할 수 영양-구강-우울-운동관리법 등을 담았다.

◆3개월 이상 약 복용 72.2% = 2020년 노인실태조사에서 나타난 노인들의 주관적 건강상태는 비교적 좋은 편이다. "건강상태가 나쁘다"라고 답한 경우가 19.9%, "좋다"고 인식한 경우가 49.3%였다.

우울증상을 보이는 경우도 최근 들어 낮아져 2020년 13.5%로 나타났다. 하지만 85세 이상 연령군의 우울증상은 24.0%로 65세에서 69세 연령군보다 3배 높았다. 코로나19 장기화 속 이 연령군의 우울이 증가했을 가능성도 매우 높다.

평소에 운동을 하지 않는 경우는 46.3%로 나타났다. 1주일에 2시간 30분 이상(권장수준) 운동하는 경우는 37.6%였고 16.1%는 권장수준에 미달했다.

노인의 영양상태는 72.2%가 양호했다. 하지만 19.0%는 영양관리에서 주의가 요구됐고 8.8%는 영양관리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리고 노인의 2.6%는 저체중, 25.0%는 비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개월 이상 의사에게 처방받은 약을 복용하는 노인이 82.1%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만성질환군 분포와 비슷하다. 3∼4종류를 복용하는 노인이 21.4%나 됐다. 5개 이상 약을 복용하는 경우도 4.3%로 나타났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교수는 "자가 건강관리 훈련을 받은 경험이 없는 고연령층 노인들에게 자기 건강관리를 하라고 하면 스스로 할 수 있는 경우가 별로 많지 않다"며 "만성질환자 등 노인이 거주하는 지역의 일차의료기관이 노인들의 영양-운동-우울-복약 관리를 할 수 있도록 지역 보건건강 관리체계를 개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의료 접근성 높이는 노인 친화적 환경 조성 = 정부는 제5차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HP2030) 안에서 노인친화적 건강환경을 조성한다고 밝혔다.

우선 건강한 노년을 오래 누리기 위한 지역사회 지원을 확대한다. 지역 보건소에서 진행하는 어르신 방문 건강관리서비스를 만성질환 관리 위주에서 벗어나 허약함과 노쇠 등 보편적 건강관리 서비스 체계로 개편한다.

치매 예방 지원, 구강건강 관리, 영양과 신체활동 지원, 우울과 자살예방, 심뇌혈관질환 예방 등의 노인건강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장애 예방을 위한 노인성 질환 치료와 관리도 지원한다.

일차의료기관에서 임상진료지침에 따라 '근골격계 질환'과 '노쇠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도 도입한다. '전립선 질환' '노인 실명' '무릎 인공관절 수술' 등 노인성 질환에 대한 의료지원을 계속 추진하고 질환 항목을 추가 검토한다.

노인의 건강관리서비스와 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AI·IoT 등 4차산업혁명 기술을 서비스에 활용하고 취약계층 노인의 사용과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인다. 그리고 거동이 불편한 노인의 의료접근성 증진과 불필요한 입원을 줄이기 위해 현행 왕진 시범사업 평가를 통해 활성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각 질환별 맞춤처방 자세히 =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지난 24일 노인 건강관리 정보 전달과 그 중요성을 환기하기 위해 12종의 노인 건강관리수칙(건강돋보기)을 배포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캠페인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노인 건강돋보기'에는 영양관리 구강관리 우울관리 운동관리 등 각 영역별로 실천방안을 담았다.

영양관리자료에는 노인의 건강유지와 향상을 위해 '영양상태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식사량·영양섭취·질환별 권장 식품 등 노인층의 특성을 반영한 식단을 안내하고 식습관 실천 사항을 제시했다.

우울관리 자료에는 노년기 우울감의 주요 증상과 원인, 우울 수준을 알아볼 수 있는 자가체크 문항과 우울감 예방과 개선 방법, 정신건강 위기상담전화 등 정신건강 관리 방법을 담았다.

구강관리 자료에는 주요 구강 문제와 올바른 칫솔질, 구강관리용품 사용법, 입마름 방지를 위한 입체조 등 구강건강 관리 방법을 안내하고 틀니 세척과 착용 관리 방법을 소개했다.

운동관리 자료에는 규칙적인 신체활동과 근력, 균형감각 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운동 전후 주의사항과 준비운동, 주요 질환 및 자세를 고려한 근육 운동 요령 등 노인 운동실천을 위한 단계별 안내를 제시했다.

건강돋보기 자료는 한국건강증진개발원 홈페이지-발간자료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어르신께 건강-안부 톡을 =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노인 건강관리 정보의 효율적인 확산을 위해 SNS를 통해 '어르신 건강톡·안부톡 캠페인'을 9월 13일까지 진행한다.

개발원 SNS에 게시된 '노인건강관리 수칙' 카드뉴스를 참여자가 저장한 후,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주변 어르신에 안부와 함께 전달한다. 이후 모바일 메신저 화면을 캡쳐해 자신의 SNS에 필수해시태그(보건복지부, 한국건강증개발원, 8월_어르신건강톡안부톡)와 함께 게시하고 인증하면 된다.

임인택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국장은 "코로나19 유행 속에서 일상 건강관리에 대한 환기가 필요한 가운데 부모님 등 주변 어르신에게 안부와 건강을 살피는 각별한 관심을 가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현장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원장은 "노인이 건강한 삶을 누리려면 HP2030에 제시된 노인친화적 건강환경을 갖추기 위한 정책 추진이 필수적"이라며 "노인에게 보편적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지역사회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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