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스빌둥 비용보다 수익이 높다
한국 아우스빌둥이 올해로 6번째 선발을 앞두고 있다. 아우스빌둥(Duale Ausbildung)은 기업의 수요에 맞춰 트레이니(학습근로자)를 뽑아 기업현장과 학교라는 이원화된 교육훈련 환경에서 인력을 양성하는 독일시스템이다.
2017년도 한국에 아우스빌둥이 처음 도입됐을 때, 3년이라는 긴 교육의 여정에 많은 분들이 걱정을 했다. 그런데 2017년도에 선발됐던 트레이니들이 그 사이 군복무까지 마치고 5년이 지난 올해 수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처음 풋풋한 고교생의 신분으로 시작해 '과연 현장에서 잘 해낼 수 있을까'하는 기대와 우려 속에서 시작된 아우스빌둥. 이제 매년 100여명의 트레이니들이 선발되고 현재 전체 500여명이 기업 현장에서 실무교육과 대학에서 이론교육을 병행하고 있다.
특성화고에 아우스빌둥 준비반 생겨
아우스빌둥에 대한 학교와 학생의 관심이 높다. 특성화고는 2학년생에서 아우스빌둥에 참여 희망자를 선별해 기존의 교육과 별도로 아우스빌둥 준비반을 편성하기도 한다.
아우스빌둥이 도입되기 전에는 자동차 정비 분야에서 취업을 하려면 군필이 조건이었다. 학생들이 고등학교에서 자동차 정비를 공부해도 생산현장에서 직접 차를 만져보는 것이 불가능했다. 아우스빌둥은 이 젊은 인재들에게 최신식 환경에서 드림카를 직접 만지고 배우고 고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아우스빌둥 참여 기업에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트레이니들은 일반 신입직원들보다 회사에 대한 애사심이 크다. 기존에 잘못 길들여진 업무습관도 없다. 열정과 의지가 가득한 트레이니들은 아우스빌둥을 통해 단시간 내에 회사의 생산성을 향상한다.
아우스빌둥이 도입되면서 현장에서는 트레이니와 일반 신입직원들 사이에 선의의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신입직원들은 고교생인 트레이니보다는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 자연스럽게 동기 부여가 되고, 트레이니들은 스스로 아우스빌둥 트레이니라는 자부심이 있어 더 열심이다.
아우스빌둥의 효과는 대학에서도 나타난다. 아우스빌둥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동일 전공의 일반 대학생들과 비교해서 학습 태도 및 성과 측면에서 훨씬 우수하다. 아우스빌둥의 교수법이 기존의 학습법과 차별성이 있을 뿐 아니라 트레이니는 대학의 교육에 투자한 회사에 대해 학습에 대한 높은 책임감으로 보답하기 때문이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이라는 말처럼 아우스빌둥은 직업교육에서 트레이너(학습교사)의 역할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트레이너는 현장의 경험이 풍부하고 학생지도에 자질이 있는 직원이 된다.
현장 경험을 통해 이들의 숙련도를 높이고 트레이니가 기본기를 탄탄하게 쌓는 게 결정적으로 기여한다. 트레이니가 아우스빌둥을 수료하면 이미 3년 동안 회사와 업무에 완벽하게 적응한 기능인력이 된다.
또한 트레이니와 트레이너의 유대 관계는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트레이니에게 회사에 적응하는 기간 동안 큰 도움이 된다. 그리고 트레이너는 신입직원인 트레이니를 가르치기 위해 이미 알고 있는 기술과 지식에 대해 다시 한번 점검한다. 트레이너도 학습하지 않으면 트레이니를 제대로 가르칠 수 없기 때문에 아우스빌둥 트레이너 활동을 통해 더 정확하고 더 확실하게 본인의 기술 역량을 확인하는 계기가 된다.
아우스빌둥 참여자 모두 Win-Win
아무리 자신의 업무 분야에 잘 숙련된 직원이라도 하루아침에 트레이니를 지도하는 교사가 되기는 쉽지 않다. 누군가를 가르쳐본 경험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2주 간 트레이너 교육을 받고 바로 신입직원의 선생님이 된다는 것은 트레이너들에게도 큰 도전과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배 직원으로 독일식 트레이너 양성 과정을 참여하고, 트레이너 평가시험에 합격하고 실제로 트레이니들에게 지식과 기술을 전수하면서 트레이너 개인적으로도 많이 발전을 이룬다.
요즘 MZ세대(20~30대)와 이들의 트렌드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 MZ세대는 오랜 시간 동안 기술을 배우고 기술인으로 성장하고 싶기보다는 빠른 유행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어렵고 복잡한 일은 회피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이러한 시대에서 아우스빌둥을 통해 숨겨진 원석을 찾아 갈고 다듬어 우리 기업만의 다이아몬드를 만들어 낼 수 있다면, 기업의 가치는 더욱 빛을 발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