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지방선거 격전지 | 경북 경산시
국민의힘 단수공천 vs 무소속 시민후보
역대 선거 8번 중 3번 무소속 당선
반 국민의힘·공천반발 보수층 변수
경북지역 23개 시장 군수 선거 가운데 경북 경산시장 선거가 가장 뜨겁다. 국민의힘 공천 과정에서 '의형제 공천' 논란이 일어 전국적인 관심을 받았고, 공천탈락자 10여명이 무소속 후보단일화를 하면서 최대 격전지가 됐다.
16일 국민의힘 경북도당 등에 따르면 경산시장 선거는 최영조 시장이 3선 연임제한으로 출마하지 못한 탓에 무려 14명이 국민의힘 공천을 신청할 만큼 치열했다. 그러나 공천심사가 본격화되면서 지역 윤두현 국회의원이 단수전략공천 방침을 공공연히 퍼뜨렸고, 결국 도당 공천관리위원회도 조현일 후보를 단수추천했다. 윤 의원은 공천관리윈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어 불공성 시비가 일었지만 공천은 그대로 확정됐다.
최소한의 경쟁 기회조차 박탈당한 탈락자 10여명은 집단행동에 나섰다. 시민협의체를 구성해 무소속 시민단일후보를 내기로 뜻을 모았고, 지난 9일 시민경선 끝에 오세혁 후보를 무소속 후보로 선출했다. 시민협의체는 "지역과 시민을 무시하는 국회의원을 시민의 힘으로 단죄해야 한다"며 "지역 국회의원의 무리한 단수 추천이 오히려 경산의 민주주의를 성숙시켰고 시민혁명으로 현실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로써 경산시장 선거는 국민의힘 공천을 받은 조현일 후보와 무소속 시민후보로 선출된 오세혁 후보의 맞대결로 치러진다.
역대 8번의 경산시장 선거에서 보수정당 후보가 무소속 후보에게 자리를 내준 것은 모두 3번이다. 1995년 1회, 2010년 5회 지방선거, 보수당이 공천을 하지 않았던 2012년 보궐선거에서 각각 무소속 후보가 당선됐다.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 = 조 후보와 오 후보는 1965년생 동갑내기이며, 모두 재선 도의원 출신이다. 최경환 전 의원 지역구에서 나란히 도의원에 당선돼 한솥밥을 먹었다.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되어 외나무다리에서 만나 진검승부를 벌이게 됐다.
조 후보는 지난 14일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도당 공심위에서 5대 4 단수 추천으로 중앙 공심위에서 의결을 받아 당당하고 공정하게 공천을 받았다"며 "상대방의 흑색선전에 대응하지 않고 압승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조 후보는 경산컨벤션센터 건립, 대구도시철도 3호선 경산 연장 및 대구도시철도 1·2호선 진량연장, AI사이언스파크조성, 소상공인 지원센터 개소, ICT허브도시 조성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무소속 오세혁 후보는 최경환 전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으로 경북도의회 예결산위원장 등을 역임했으며 4년 전 지방선거에서 무소속으로 도의원 선거에 출마해 당선되는 저력을 보여줬다. 최경환 전 부총리는 지난달 "일머리가 있고 경산 발전을 위한 열정과 실력을 갖춘 경산시장 적임자"라는 영상메시지를 보내 오 후보를 응원했다. 오 후보는 "경산 대혁신으로 미래의 먹거리와 일자리를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대구도시철도 1·2호선 트램 연장, 경전철 3호선의 사동 연장 추진, 대임지구의 경북미래융합벤처타운조성, 대학과 연구기관, 기업이 하나되는 혁신플랫폼 구축 등을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가장 큰 관심은 공천 과정에서 불거진 불공정 논란이 본선까지 이어질지 여부다. 이미 두 후보의 공약과 정책대결은 실종됐고, 공천시비에 따른 진흙탕 싸움이 예고돼 있다.
지역정치권 관계자는 "공천에 대한 불공정과 공정의 싸움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국회의원의 일방적 공천에 반발한 바닥민심, 최경환 전 의원의 영향력, 반 국민의힘 반 윤두현 세력 등이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