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지방선거 격전지 | 경기 고양시

민주 초강세지역, 대선 지나며 판세 균열

2022-05-18 11:21:56 게재

일산 재건축 선거 영향 얼마나

정의당 후보 선전 여부도 변수

107만9277명. 지난달 말 기준 경기 고양시 인구수다. 전국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수원(118만5560명) 다음으로 인구가 많다. 경기 용인시, 경남 창원시와 함께 올해 특례시로 지정됐다. 일산신도시 조성이 도시가 급성장한 배경이다. 그런데 1기 신도시인 일산이 벌써 입주 30년이 지났다. 주민들의 재건축 요구가 정점에 달했다. 고양시의 최대 쟁점을 물으면 내놓는 답이 바로 '일산 재건축'이다.


◆역대 선거, 진보진영 절대 강세 = 역대 고양시장 선거 결과는 민주당 쏠림이 역력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역대선거 통계에 따르면 최근 3번의 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내리 당선됐다. 최 성 전 시장이 민선 5·6기 재선을 했고, 이재준 현 시장이 4년 전 바통을 이어받았다. 민선 1·2기 당선자도 민주당 후보로 나선 신동영 전 시장이었다. 다만 신 전 시장이 임기 중 사망하면서 치러진 1999년 보궐선거(황교선)와 이어서 치러진 민선 3·4기 선거(강현석)에서 한나라당 후보가 내리 3번 당선된 적이 있다.

총선과 대선 결과도 다르지 않다. 2016년 총선에서 4석 가운데 3석을 민주당이, 1석을 정의당이 이겼다. 2020년 선거도 결과가 같다. 두달여 전 치러진 대선에서는 윤석열 후보가 45.2%를 얻은 반면 이재명 후보는 51.1%를 얻었다. 5.9%p 차이다. 특히 3개 행정구 가운데 덕양구에서는 차이가 8.4%p까지 벌어졌다.

하지만 이를 두고 다른 해석을 해놓는 사람들도 있다. 공고했던 민주당 강세 분위기에 균열이 생겼다는 것이다. 2년 전 치러진 21대 총선에서는 진보-보수 차이가 10%p 안팎이었는데, 지난 대선에서는 차이가 5.9%p 차이로 좁혀진 것을 근거로 삼는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애초 열세였던 곳인데 차이가 좁혀지고 있는 흐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여전히 민주당 강세 지역이지만 분위기 반전 기류가 형성된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4년 만에 재대결 관심 = 이번 선거는 4년 전 한 차례 맞붙었던 두 후보의 재대결이다. 민주당은 현 시장인 이재준 후보가, 국민의힘은 4년 전 낙선한 이동환 후보가 나섰다.

4년 전 승부는 일방적이었다. 대선 바로 이듬해 선거였던 탓이 크다. 이재준 후보가 과반이 넘는 58.48%를 얻었고, 이동환 후보는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 후보로 나서 27.28%를 얻었다. 두배 넘는 차이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가 이번 선거에도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우선 이재준 후보측은 자세를 낮췄다. 허신용 이재준캠프 선거대책본부장은 "이번 선거는 과거처럼 민주진영이 쉽게 이길 수 있는 선거가 아니다"라며 "윤석열정부 출범 뒤 치러지는 선거인만큼 선거 구도가 불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국민의힘 후보가 우세를 점하고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이동환 후보측도 "어려운 선거"라고 고개를 저었다. 김종현 이동환캠프 대외협력본부장은 "여전히 두자리수 차이로 뒤지고 있다고 본다"며 "하지만 전체 구도가 나쁘지 않기 때문에 열심히 민심을 얻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한 여론조사 결과도 이 같은 양측 마음을 잘 보여준다. 4월 30일 발표된 OBS·미디어리서치 여론조사에 따르면 4월 29~30일 고양시민 706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재준 후보와 이동환 후보의 가상대결에서 이재준 후보(43.3%)와 이동환 후보(38.7%)의 격차가 3.7%p로 오차범위 안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권자 최대 관심 '부동산' = 고양시 유권자들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는 부동산 정책이다. 서울에서 가까운 고양 창릉동이 3기 신도시로 지정되면서 일산 주민들이 집값이나 교통 등에서 피해를 봤다고 생각한다. 이미 입주 30년이 지난 탓에 재건축 요구도 정점에 달해 있다.

일산 주민 이 모(48)씨는 "결국 일산 재건축을 누가 더 빨리, 더 활발하게 추진할 수 있느냐가 판단 기준"이라며 "후보간 차이보다는 후보가 속한 정당을 먼저 고려해 투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국민의힘 후보가 박빙 경쟁을 벌이고 있는 만큼 정의당 후보로 출마한 김혜련 도당 부위원장의 선전 여부도 변수다. 고양은 심상정 의원이 3선을 했을 만큼 어느 지역보다 지지세가 높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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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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