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안전보건 강조주간

한발 앞선 산재예방, 안전 높인다

2022-07-05 11:28:52 게재

산업안전보건의 날, 유공자 22명 포상 … 이정식 장관 "노사 모두 노력해야"

올해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원년을 맞아 고용노동부와 안전보건공단(이사장 안종주)는 4∼8일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2022년 산업안전보건 강조주간' 행사를 진행한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4일 기념사에서 "올해는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고 국제노동기구(ILO) 노동 기본권에 산업안전보건이 추가되는 등 안전보건 역사에서 큰 전환이 일어났다"며 "하지만 여전히 기본적인 안전조치 미비로 인한 사망사고가 발생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어 "경영책임자는 안전보건관리체계가 잘 작동하는지 수시로 촘촘하게 점검하고, 노동자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노력에 적극적으로 함께해달라"고 당부했다.
'일하는 사람이 안전하고 건강한 나라'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에서 산재예방 유공자 포상식, 국제안전보건전시회, 세미나, 산재예방 우수사례 발표대회 등이 열린다.
이 장관은 4일 '제55회 산업안전보건의 날 기념식'에서 산재예방 유공자 22명에게 훈·포장 각 4명, 대통령 표창 6명, 국무총리 표창 8명의 정부포상을 전수했다.



매일 안전점검하는 '대표이사'

신상병(65)

매일 새벽 4시에 출근해 현장 안전점검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신상병 원엔지니어링 대표이사가 은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원엔지니어링은 경남 창원 케이조선(옛 STX조선해양) 사내협력업체다. 신 대표는 남보다 한발 앞서 위험요소를 직접 확인한다는 원칙을 30년 이상 실천하고 있다.

그는 조선업에서 발생할 수 있는 6대 위험재해(추락·감전·충돌·협착·화재·전도)에 대한 24개 체크리스트를 독자적으로 개발해 현장에 적용했다. 현장에서 자주 사고가 발생하는 위험작업 점검 매뉴얼도 개발해 현장교육에 활용한다.

아울러 직원들이 현장에서 일하면서 겪은 아차사고(사고가 발생할 뻔했으나 직접적으로 인전·물적 피해 등이 발생하지 않은 사고) 사례 122건을 발굴해 현장 작업개선과 연계한다.

신 대표의 안전활동은 카카오톡을 통해 직원들과 실시간 공유된다. 이를 통해 현장의 위험요소를 가능한 빨리 제거해 안전한 상태에서 작업자들이 일할 수 있도록 한다.

중대재해처벌법에 대비해 다른 조선사의 중대재해 속보를 전파해 유사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나의 안전서'를 작성해 매일 작업 전 낭독하는 등 안전문화 정착에도 힘쓰고 있다.

'조선업 안전관리 자율평가 프로그램'에 참여해 원·하청 상생협력 안전관리도 지원한다.

안전보건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매월 무재해 목표를 달성하면 격려금으로 1인당 5만원씩 연 5500만원, 상·하반기 무재해 성과급으로 연 1억2000만원, 중장비 안전관리에 960만원을 투자한다. 또 중대재해 사전예방 공로자에게 격려금으로 150만원의 상금을 지급한다.


안전관리본부에 예산집행 부여

이성일(78)

이성일 영창케미칼 대표이사가 동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영창케미칼은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초정밀 산업용 화학소재 전문기업이다.

이 대표는 56년간 회사를 이끌면서 현장의 안전정착과 사고예방을 경영의 최우선 원칙으로 지키며 살아왔다.

그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대비해 2021년 전사적인 안전보건 목표를 재정립하고 중장기 전략을 설정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안전업무를 전담하는 안전관리본부를 신설했다.

안전관리본부는 이 대표 직속으로 14명의 전담인원으로 구성돼 있다. 이는 영창케미칼의 전체 노동자수가 160여명인 점을 고려하면 동일 규모 기업에서는 보기 힘든 파격적인 조치다. 이 전담인원들은 이 대표의 안전의지를 본사에서부터 4개 공장까지 전파한다.

안전책임자에게는 관련 예산 집행권한까지 부여해 책임감을 높이고 필요한 안전비용은 신속하게 집행한다는 원칙을 만들었다. 게다가 매년 한차례 이상의 외부 안전평가를 받는다. 매년 3회 이상 이 대표가 참관한 산재발생 개선활동을 벌인다.

매년 1회 이상 고객사 대상 안전만족도 조사결과에서 삼성전자는 92점, SK아이닉스는 90점의 높은 점수를 주기도 했다.

영창케미칼은 지난해 기준 매출액 660억원의 2.8%(19억원)를 시설안전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 지역사회 안전도 지원한다. 정기적으로 화재 취약계층에게 소화기를 기탁하고 있다.


안전관리제도 '아이디어맨'

황정호(42)

황정호 대웅제약 향남공장 생산관리팀 파트장이 철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제약업계에서 유명한 안전관리 '아이디어맨'으로 통하는 그는 현장의 모든 임직원들의 안전의식을 고취하기 위해 체계화된 안전제도 마련과 실행에 주력해왔다.

황 파트장은 각 부서장의 관심이 현장 안전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생각으로 그들의 안전의식을 높이기 위해 '부서 안전보건준수평가제도'를 제안했다.

산업안전보건법 화학물질관리법 등에서 규제하고 있는 각종 화학물질을 효과적이며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대웅제약만의 '화학물질 통합 관리시스템'을 만들었다.

사고에 쉽게 노출될 수 있는 신규 입사자들을 위해서는 안전의식 확립 특별교육 프로그램을 적용한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직원들의 평균 학습도는 84점, 만족도도 94점을 기록할 정도로 효과가 좋다.

황 파트장의 제안으로 대웅제약의 모든 진급시험에는 안전보건 과목이 있다. 안전보건에 대한 지식과 관심 없이는 승진도 없다는 무언의 압박인 동시에 안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황 파트장은 본인의 안전능력 계발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산업안전 건설안전 소방설비 관련 기술자격은 물론 ISO45001 국제심사원 자격을 취득했다. 현재도 각종 자격획득을 위해 노력 중이다.


IoT기반 스마트 안전관리 적용

유성식(56)

석탑산업훈장을 받은 유성식 삼성엔지니어링 평택 현장소장은 밀폐공간서 자주 발생하는 질식재해를 막기 위해 첨단 사물인터넷(IoT) 등을 적극 활용해 작업자의 안전을 확보했다.

유 소장은 질식재해를 유발하는 대표적인 5대 위험 가스(산소·황화수소·일산화탄소·이산화탄소·가연성가스)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IoT 밀폐관리 시스템'을 현장에 구축했다.

특허 출원된 이 기술은 휴대폰 어플과 모니터 영상을 통해 가스농도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현장감 높은 안전정보의 습득을 위해 모든 노동자에게 휴대용 정보 입력장치인 '비콘'을 착용토록 했다.

소형 수조는 외부에서 제작해서 현장에 설치하는 모듈 공법을 적용해 밀폐작업 중 생길 수 있는 안전리스크를 원천 차단했다. 유사 사업장에서 자주 발생하는 추락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밀폐수조 전용 승용 곤돌라를 제작해 사용하고 있다.

현장의 지속적인 안전수준 유지를 위해 유 소장은 2주 단위로 하청 현장소장과 공종 팀장이 참여하는 위험성 평가를 실시해, 위험성 등급을 결정하고 각 등급에 따른 안전대책을 협의해 현장에 적용한다.

김용곤 한경대 교수, 박종민 GS건설 전민, 한선재 부강건설 부장, 전강표 CJ제일제당 양산공장장은 이번 행사에서 산업(근정)포장을 받았다.

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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