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살롱

통증치료는 적절한 운동에서부터

2023-11-20 11:35:05 게재
정형준 원진녹색병원 재활의학센터장

통증은 원인이 다양하고 양상도 다르기 때문에 대다수 환자들은 병원에서 진단을 받고 치료를 하다가도 중단후 악화되고 다시 치료를 하거나 이곳저곳 병원을 돌아다니는 일이 흔하다. 주로 주변에 소문이 난 의사를 찾아가곤 하는데 최초 진단이 잘못되거나 통증의 원인을 최초 진단의사가 놓친게 아니라면 이런 접근은 통증치료에선 바람직하지 않다.

통증은 대체로 여러 질환의 결과이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이 내려져도 양상이 다르다. 대표적으로 내과적 질환으로 인한 통증은 원인질환을 치료하면 대부분 좋아진다. 신경질환으로 인한 통증도 신경학적 치료가 된다면 좋아지고 신경손상이 남아있다면 약물 등으로 관리하면서 보게 된다.

하지만 가장 흔한 근골격계질환으로 인한 통증은 특히 그 양상이 매우 복잡하다. 관절염과 염좌 인대손상 퇴행변화로 인한 허리통증 어깨통증 팔다리통증은 낙상이나 외상같은 급성기 손상이 아니면 대부분 오랜 문제들에서 비롯된다.

일반적인 근골격계 통증은 누적된 결과로 첫째 잘못된 자세로 인한 경우가 상당하다. 그 다음으로는 잘못된 동작을 반복해 생긴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의사를 만나 약을 먹고 물리치료를 해도 그 원인인 자세와 동작이 교정되지 않으면 통증치료가 쉽지 않다. 때문에 일시적으로 통증이 좋아졌다가도 금새 재발할 수 있다. 그리고 처음부터 이런 자세와 동작교정이 잘 되지 않아 강한 진통제를 먹기 시작하면 약물의존성도 생길 수 있다.

처음부터 강한 진통제 의존하면 안돼

이후에는 약물이나 주사치료도 효과가 없는 경우가 발생한다. 따라서 근골격계 관련 통증 때문에 처음 의사를 만나 문진과 병력청취 검사를 통해 원인을 알게 되었다면, 그 다음은 자신의 자세와 동작을 최대한 교정하고 휴식을 충분히 취해야 한다. 이런 원인해결을 하지 않고 더 나은 처치나 더 나은 의사를 찾는게 답이 될 수 없다. 도리어 병원을 전전하면서 과거 진단과 검사기록을 가지고 새로운 의사를 만날수록 통증조절의 강도가 올라가고 원인 해결은 요원할 수 있다. 그런데 임상현장에서 보면 상당수 환자들이 자세나 동작을 스스로 교정하지 못하는 큰 이유가 하나 있는데 이는 기초체력문제다. 자신이 하는 일에서 비롯해 경제 활동을 위해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있겠지만 자세와 올바른 동작을 유지할 기초체력이 부재해 알고도 교정을 못하는 경우다.

다시 말해 본인의 기본근력과 자세유지력이 떨어져 원인을 알아도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로 이 때문에 통증치료에는 운동이 필수적인 해결책이 될 수밖에 없다. 본인에게 맞는 지속적인 운동으로 올바른 자세와 올바른 동작유지에 부담을 주지 않는 기초체력을 보유해야만 통증으로 가는 악순환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환자들이 통증을 호소하면 항상 어떤 운동을 하고 있는지 먼저 묻는다. 물론 운동하다가 다치거나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래도 운동을 하지 않는 환자의 근골격계 통증보단 운동을 하다가 조금 다치는게 낫다고 생각할 정도다.

무엇보다 운동을 하고 있는 사람의 통증은 최소한 자세와 동작 교정의 여지가 있지만 운동을 하지 않는 경우는 잘못된 자세를 바꿀 기본토양도 결여돼 있기 때문이다. 혹자는 운동이라고 하면 별도의 공간이나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생활체육으로도 충분히 통증조절을 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가볍게 집 주변을 달리는 것으로도 충분하고 시간을 조금씩 늘려나가면 더 훌륭하다. 하루 30분정도만 가볍게 달려 통증의 상당부분이 호전된 경우를 많이 봤다.

기초체력 유지해야 통증 악순환 막아

관절염이나 과체중으로 당장 달리기가 어려운 경우는 실내자전거도 좋다. 본인이 좋아하는 방송이나 드라마를 보면서 30분정도 가볍게 자전거페달을 돌린다면 기초적인 유산소능력은 향상이 되고 기본체력이 보강된다.

통증치료에서 운동을 강조하는 맥락에는 움직이고 조금 더 숨이 차게 움직여 심박수를 올리고 그런 움직임으로 코어근육과 팔다리 근육을 모두 가동시키는 시간을 가져보자는 뜻이 있다.

만약 이런 생활체육이 유지된다면 이야말로 관절염과 요통에서 해방되는 첫걸음이 될거라 확신한다.통증치료의 답은 병원에서만 있는게 아니라 생활체육 속에도 있다. 끝으로 과도한 운동도 통증을 유발한다. 운동에 과몰입해 있는 분에겐 과유불급이란 말씀을 드린다. 모든 질병의 원인은 생활속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