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에너지기업…미국 38개, 인도 6개, 중국 4개, 한국 1개
글로벌 석유·가스기업 시가총액 분석
아람코 독보적 1위 … SK이노베이션의 286배
세계 100대 석유·가스분야 에너지기업에 한국기업은 1개뿐이고, 미국기업은 38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기업이 6개사, 중국과 일본기업은 각각 4개사인 것과도 대비된다.
이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유망 광구 등 미래가치가 큰 자산취득에 소극적인 데다 한국의 상장사 주가가 저평가된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주 원인으로 분석된다.
내일신문이 상장사 시가총액 데이터 제공사 ‘컴퍼니스마켓캡(Companies MarketCap)’ 자료를 활용해 석유·가스분야 시총 세계 100대 기업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일 기준 시총 1위 기업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람코다.
아람코 시총은 2조6200억달러(3497조7000억원)에 이른다. 이 분야 2위인 미국 엑슨모빌 4119억1000만달러(549조8999억원)의 6.4배 규모이며, 한국의 SK이노베이션보다는 286배 많다. 3위는 미국 쉐브론(2862억2000만달러), 4위 중국 페트로차이나(2099억1000만달러), 5위 영국 쉘(2057억1000만달러) 순이다.6~10위는 프랑스 토탈에너지(1508억2000만달러), 미국 코노코필립스(1300억7000만달러), 브라질 페트로브라스(1143억8000만달러), 영국 BP(1012억3000만달러), 중국 CNOOC(998억4000만달러)가 차지했다.
상위 10대기업을 국가별로 살펴보면 미국이 3개사로 가장 많았고, 중국과 영국이 각 2개사, 사우디 프랑스 브라질이 각 1개사씩이었다.
◆상위 10개사 중 7개, 전년보다 시총 증가 == 상위 10개 기업 중 1년전 시총보다 증가한 곳은 아람코 페트로차이나 쉘 토탈 페트로브라스 CNOOC 등 7개사였다. 이중 페트로차이나와 페트로브라스 CNOOC는 증가율이 각각 57.89%, 57.05%, 37.93%에 달했다.
1년 전보다 시총이 줄어든 곳은 엑슨모빌 쉐브론 BP등 3개사였다. 또 ‘컴퍼니스마켓캡’이 2월 기준 최신 재무보고서와 주가를 토대로 영업이익률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1~10위 기업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24.02%(CNOOC 미파악, 제외)로 조사됐다.
이중 아람코가 49.47%로 가장 높았고, 페트로브라스와 코노코필립스도 각각 43.0%, 30.86%에 달했다. 엑슨모빌 19.97%, 쉐브론 19.83%, 페트로차이나 17.10% 등도 높은 이익률을 보였다.
11위는 중국 시노펙(954억달러), 12위 UAE 타카(952억1000만달러), 13위 노르웨이 에퀴노르(748억9000만달러), 14위 캐나다 ENB(733억3000만달러), 15위 미국 서던컴퍼니(724억6000만달러)가 차지했다.
이어 미국 듀크에너지(708억1000만달러), 미국 슐럼버거(693억달러), 캐나다 CNQ(687억6000만달러), 러시아 로스네프트(672억4000만달러), 미국 EOG리소스(662억2000만달러)가 16~20위였다.
11~20위에 속한 기업들의 시총은 6개 기업이 전년대비 감소했고, 3개 기업이 증가했다. 증가한 기업은 시노펙, 서던컴퍼니, CNQ다. 로스네프트는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웠다.
◆SK이노베이션, 92위에 이름 올려 == 상위 100대기업을 국가별로 살펴보면 미국이 38개사로 40%에 육박했으며, 캐나다가 9개사를 보유해 두 번째로 많았다.
러시아와 인도는 각 6개사, 중국 영국 아랍에미리트(UAE) 일본은 각 4개사, 브라질 노르웨이 호주 태국 홍콩은 각 2개사였다.
이외에 한국을 비롯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오스트리아 핀란드 폴란드 체코 터키 인도네시아 대만 홍콩 콜롬비아 아르헨티나 등 15개국은 1개사씩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SK이노베이션이 92위로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이 회사 시총은 91억7000만달러였다. 한국기업 중에선 그 다음으로 에쓰오일이 100위권 밖인 118위(65억2000만달러)에 있다.
중국은 100위내 4개 기업중 3개사가 전체 4위(페트로차이나), 10위(CNOOC), 11위(시노펙) 등 상위권에 포진했다. ENN에너지는 97위다.
일본은 인펙스가 63위에 올랐으며, 시총은 168억9000만달러로, 한국 SK이노베이션보다 1.8배 많았다. 이 외 일본기업으로는 ENEOS홀딩스 77위, 도쿄가스 94위, 이데미쓰 고산 96위가 있다.
SK이노베이션 시총은 태국 인도네시아 대만 홍콩 등 아시아국가의 대표 에너지기업보다도 적았다.
◆“한국기업 미래가치에 투자 소극적” = 정승일 전 한전 사장은 “우리나라 석유가스기업들의 시총이 낮은 이유는 크게 두가지”라며 “첫째 유망광구, 광권 등 미래가치가 있는 자산취득에 매우 소극적인 것과 둘째 코리아디스카운트 요인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메이저기업들의 핵심성과지표(KPI)는 매출, 영업이익 이런게 아니라 신규확보 광권의 가채매장량 같은 것”이라며 “그들은 광구 탐사, 개발, 생산에 이르는 밸류체인에서 상류부문 투자와 사업을 영위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면 우리나라 기업들은 글로벌 기업의 상류부문을 받아와 정유, 판매 등 하류사업만 하고 있으니 자본투자 수익률 측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기본적으로 아람코 엑슨모빌 쉐브론 등과 SK이노베이션 등 국내기업과는 전혀 다른 회사라는 분석이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