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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 무엇이 판세를 좌우하나
바이든의 재선인가, 트럼프의 컴백인가? 5개월 보름 앞으로 다가온 미 대선은 전세계의 관심사다. 누가 당선되는가에 따라 향후 국제질서와 세계경제 판도는 크게 달라진다.
현재 여론조사에서 양자대결은 바이든 46%, 트럼프 46%로 동률이다.(3208명, 5.8~15, 로이터/입소스) 그러나 미 대선은 전국 득표율보다 경합주 판세가 중요하다. 경합주는 러스트벨트(Rust Belt)의 미시간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와 선벨트(Sun Belt)의 조지아 애리조나 네바다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스트벨트 3개 주에서 승리하면 재선에 성공할 수 있다. 여기서 이기지 못하면 선벨트에서 만회해야 한다. 현재 경합주 판세는 트럼프가 우위에 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The Hill)’에 의하면 러스트벨트 3개 주에서 트럼프가 바이든에 1~3%p 앞서고 선벨트 3개 주는 트럼프가 3~6%p 이상 우세다.
무엇이 판세를 움직일까? 바이든 트럼프 모두 정치적 리스크를 안고 있다. 미 유권자가 체감하는 경제상황도 변수다. 민주당과 공화당의 정책 리스크도 무시할 수 없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전개되면 선거판세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경제 거시지표는 좋지만 인플레가 문제
올해 81세인 바이든은 민주당 유권자도 고령과 인지능력에 대한 염려가 있다. 지난 3월 77분 동안의 상하원 합동회의 연두교서 연설 이후 건강에 대한 세간의 우려는 잦아 들었지만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트럼프의 취약점은 사법리스크다. 트럼프는 의사당 난입 사태와 기밀문서 유출 혐의로 연방특별검사에 의해 기소된 상태다. 2020년 대선 방해 혐의로 조지아주에서 기소되어 있고 성관계 추문을 입막음하는 비용을 분식회계한 혐의로 뉴욕 법원에서 재판 중이다.
USA투데이 조사에서 유권자 65%는 뉴욕 형사재판에서 트럼프의 유죄평결을 예상한다. 블룸버그 조사에 의하면 경합주 유권자 53%는 만일 유죄평결을 받을 경우 대선에서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그러나 미국 대선의 최대 변수는 바이든 건강도 트럼프 재판도 아니다. 미 유권자에게 가장 중요한 건 경제 이슈다. 현재 성장 고용 주가 등 미국 경제 거시지표는 나쁘지 않다. 하지만 지속되는 인플레이션이 문제이고 가계 소비심리는 6개월래 최저 수준이다.
바이든의 고민은 경제상황에 대한 중산층 유권자의 인식이 부정적이라는 점이다. 다수의 유권자는 트럼프 재임 중 경제 형편이 지금보다 더 좋았다고 생각한다. 부유층 과세를 강화하려는 바이든보다 모든 납세자에 대한 세금을 감면한다는 트럼프가 경제정책을 더 잘 할 것이라는 인식이 여론조사에서 일관되게 나타난다.
바이든 대통령도 경합주에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약속하고 첨단산업 보조금을 확대하며 중국산 수입품목의 관세를 대폭 인상하는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경제전망을 불투명하게 바라보는 유권자 마음을 돌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바이든과 트럼프는 정책 리스크도 있다. 남부국경을 넘어오는 불법이민은 바이든정부의 최대 난제다. 국경장벽을 건설한다는 트럼프 정책 대신 완화된 방안을 추진하던 바이든정부는 기대감이 커진 불법이민자가 급증하는 심각한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
트럼프의 정책 리스크는 낙태권리를 합법화한 기존의 판례를 뒤집은 대법원 판결이다. 공화당이 다수인 일부 주는 낙태를 금지하거나 규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트럼프는 보수진영의 강경노선과 여성 유권자 반발 사이에서 정치적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승부 결정지을 대형 변수 수두룩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도 정치적 피로감을 유발한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의 민간인 사상자와 인도주의 재난에 대한 비판 여론도 민주당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D-168. 바이든인가, 아니면 트럼프인가. 오늘이 선거일이면 트럼프가 더 유리해 보인다. 그러나 선거일까지 5개월 이상 남아있고 선거판세를 흔들만한 대형 이슈도 많이 있다. 바이든 건강, 트럼프 재판, 미국 경제, 불법이민, 낙태규제, 중동과 우크라이나의 전쟁. 이들 이슈가 11월 승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심재웅 여론조사 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