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 대북사업 내세워 주가조작”
뉴스타파, 국정원 비밀보고서 공개
뉴스타파가 ‘대북송금 사건’과 관련해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자사의 주가를 띄우기 위해 북한측 인사와 사전에 모의했다는 내용이 담긴 국정원 비밀보고서를 입수했다”고 20일 보도했다.
뉴스타파는 이날 보도를 통해 “모두 45건에 이르는 문건에는 쌍방울이 대북사업 호재를 이용해 주가조작에 나설 가능성을 국정원이 사전에 포착했다”며 “이를 통해 발생할 수익금도 북측과 나누기로 했다”고 밝히며 연속보도를 예고했다.
그간 대북송금 사건의 핵심 쟁점은 김 전 회장이 북측에 건넨 ‘800만달러’의 용도로, 검찰은 김 전 회장과 쌍방울 임원들의 진술을 근거로 800만달러 중 500만달러는 경기도가 북한에 약속한 스마트팜 비용을 대신 내준 것이고, 나머지 300만달러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당시 경기도지사)의 방북 비용으로 판단했다. 검찰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쌍방울이 경기도 대신 북측에 비용을 지불한다는 사실을 이 지사에게 모두 보고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뉴스타파는 “국정원 문건에는 경기도지사의 방북 비용과 관련된 내용은 나오지 않는다”며 “오히려 쌍방울이 대북사업을 미끼로 북측과 사전에 짜고, 주가 부양을 시도한 정황이 구체적으로 확인된다”고 밝혔다. 이어 “45건의 국정원 문서를 종합하면, 쌍방울그룹 김성태 전 회장이 계열사의 주가를 띄우기 위해 대북 사업을 추진했을 가능성이 확인된다”며 “국정원 문건 내용이 사실일 경우, 김 전 회장의 800만달러 대북 송금은 ‘경기도 비용 대납’이 아닌 ‘쌍방울 주가조작 사건’으로 또다시 뒤집힐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타파는 “하지만 검찰은 김 전 회장에 대한 ‘주가 조작(자본시장법상 시세 조종)’ 혐의는 재판에 넘기지 않았고 뒤늦게 국정원 문건을 확보한 검찰이 이를 토대로 주가조작의 실체가 있는지 추가 수사를 벌일 확률도 적어 보인다”며 “그럴 경우, 북으로 건너간 800만달러의 성격이 뒤집힐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김 전 회장은 대북송금 사건 재판에서 ‘북측에 건넨 800만달러는 모두 경기도 및 이재명 지사를 위한 돈’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원호 기자 o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