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구 미래산업 거점도시로 도약 채비
로봇·의약기업과 맞손 경제 활력
일자리 창출·청년인구 유입효과도
“경기 용인과 성남 판교에 부서가 나뉘어 있었는데 본사와 합쳐서 이전했습니다. 로봇 분야를 확장하려고 계획 중인데 도봉구가 관련 산업을 육성하려 한다는 점에서 맞아 떨어졌습니다. 로봇인공지능과학관도 곧 문을 열고.”
서울 도봉구가 미래산업 거점도시로 도약할 채비를 하고 있다. 24일 도봉구에 따르면 구는 민선 8기 들어 지역에서 창업한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정착하도록 유도하는 한편 다른 지역에 연고를 둔 기업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창업 허브’가 자리잡고 있는 창동을 중심으로 하나둘 그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 3월 서울 동북권 대표시설 격인 씨드큐브창동으로 확장 이전한 로봇기업 에이럭스(ALUX)가 선두에 있다. 2015년 기업을 설립한 이후 2021년 서울창업허브 창동으로 본사를 이전했는데 경기지역에 흩어져 있던 부서까지 도봉으로 옮겨 왔다. 도봉으로 이전한 이후 회사는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4년간 매출액은 4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사원 수는 50명에서 150명으로 확대됐다. 개관을 앞두고 있는 서울로봇인공지능과학관 운영 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도봉구는 기업과 협업해 지역사회 내에서 선순환 효과를 얻는다는 방침이다. 당초 씨드큐브 창동에 둥지를 틀도록 지원했고 서울경제진흥원과 함께 지역에서 기업활동을 하도록 요청한 점이 통했다. 회사측은 청년사관학교 도봉캠퍼스 졸업생 3명을 채용했고 본사 이전에 따라 경기지역에서 거주하던 직원 10명 이상이 도봉구로 전입했다.
청년미래과는 기업실무형 청년 인턴을 에이럭스에 파견했고 홍보담당관은 청년취업사관학교와 연계한 4차산업 교육과정을 기획했다. 청년 창업자를 위한 멘토, 어린이날 축제 등 지역 행사와 연계한 체험 등 전방위적으로 상생방안을 찾고 있다. 오언석 구청장은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서울아레나가 문을 열면 프로로봇챔피언십 세계대회도 보다 큰 규모로 개최하는 등 주민들이 지역의 변화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이럭스 관계자는 “나뉘어 있던 부서가 좋은 공간에서 함께 일하게 됐다”며 “특히 구에서 많은 관심을 갖고 있어 기업 활동과 홍보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4차산업 교육에 참여한 청년이 청년취업사관학교에서 전문성을 더하고 에이럭스에 취업하는 선순환도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에이럭스 외에도 의학·약학 연구개발, 음악 유통, 애니메이션 제작 분야 4개 업체가 씨드큐브 창동에 정착해 있다. 이들 가운데 유머스트 알앤디는 지난해 오언석 구청장이 중소기업 소상공인 판로개척을 위해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방문할 당시 동행, 수출계약을 하기도 했다.
구는 여기에 더해 서울경제진흥원과 손잡고 ‘우수기업 유입’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개관을 앞둔 청년창업센터에서는 미래산업 분야 청년기업을 집중 발굴해 성장을 지원할 방침이다. 동시에 서울창업허브 내 ‘확장현실 스튜디오’를 활용해 전문 인력과 기업을 창동으로 집중시킬 예정이다. 이미 4개 창업기업을 발굴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들 기업에는 판로개척 홍보 등과 함께 서울시의회나 국회와 협력을 통한 재정지원, 지역 내 청년주택 입주연계 등을 구상하고 있다.
오언석 도봉구청장은 “기업 유치가 곧 청년들 유입을 이끌고 이는 또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진다”며 “100년을 내다보고 미래 신산업 기업을 도봉구에 유치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