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복귀 전공의 복귀제한 추가 완화한다
‘사직 전공의 1년 내 응시 제한’ 지침 변경 … “수련병원, 전문의 중심으로 전환 속도내야”
정부는 미복귀 전공의에 대한 처분 방안을 8일 오후 발표한다. 지난달 4일 전공의와 수련병원 대상 각종 명령을 철회한 데 이어 완화조치가 추가로 포함된다. 정부의 이번 발표가 미복귀 전공의에 대해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정부서울청사에서 회의 후 2시 15분 브리핑을 열고 2월 19~20일부터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에 대한 최종 처분 방침 등을 밝힐 예정이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달 2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청문회에서 “현장의 의견이나 (전공의) 복귀 수준을 6월 말까지 봐서 7월 초에는 미복귀 전공의 대응 방안을 발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발표는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통해 조금이라도 더 복귀율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정부는 지난달 4일 전공의와 소속 수련병원에 대한 진료유지명령과 업무개시명령, 사직서 수리 금지 등 명령을 철회하고 면허정지 행정처분 절차를 중단하면서 전공의가 복귀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하지만 4일 기준 수련병원 211곳에 출근한 전공의는 전체(1만3756명)의 8.0%(1104명)에 불과했다. 정부가 전공의에 대한 행정처분 절차 중단 등을 발표한 전날 6월 3일 1013명에서 늘어난 인원은 91명뿐이었다.
이에 정부는 사직한 전공의가 올해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응시할 수 있도록 사직 전공의에 대한 복귀 제한 방침을 완화한다. 현행 ‘전공의 임용시험 지침’ 상 수련 기간 도중 사직한 전공의는 1년 이내에 같은 과목·같은 연차로 복귀할 수 없다. 이 지침을 바꿔 전공의 복귀를 유도하기 위해 제한을 완화하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전공의 사직서 수리 시점을 6월 이후로 정했기 때문에 사직 전공의들이 같은 진료과에서 같은 연차로 수련을 재시작하려면 적어도 내년 9월까지, 혹은 통상적인 전공의 선발 기간인 3월에 맞춰 2026년 3월까지 기다려야 한다. 일부 수련병원들은 이 지침을 풀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또 7월 중순까지 9월 1일 수련병원의 후반기 전공의 모집을 위해 각 병원이 필요한 전공의 인원을 확인한다. 이를 위해서도 전공의 복귀자가 확정돼야 한다.
이번 정부의 발표에도 전공의가 얼마나 돌아올지 미지수다. 전공의들의 미복귀 이유 중에는 의대증원 자체를 없던 것으로 해야 한다는 인식이 아직도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전공의 복귀가 적을 가능성도 있다.
이에 수련병원은 전문의 중심병원으로 전환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승연 인천지방의료원장은 “이제 수련병원들은 전공의 진료인력에 의존하지 말고 전문의 중심병원으로 시스템을 바꿔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도 전공의 인력이 줄어드는 상급종합병원들에 대해 병원급에 적합한 환자군 진료 비중 등을 중심으로 평가체계를 개편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계속 수련을 이어갈 전공의들을 위한 수련 체계도 내실화한다. 5일 의료개혁특별위원회는 전공의 수련 내실화를 위해 임상 역량 양성을 위한 수련 프로그램 강화와 지도 전문의 지정과 수련비용에 대한 국비 지원 방안 등을 논의했다. 그간 전공의들이 요구해온 근무시간 단축에 관해서도 전공의가 ‘의사’보다는 ‘수련생’이라는 데 초점을 맞춰 근무시간을 줄이는 대신 교육 시간을 확보하기로 했다.
한편 교육부는 의대생 복귀를 촉구하기 위해 비상 학사운영 가이드라인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이어지는 정부의 조치가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복귀에 촉매제가 될지 주목된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