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러북 밀착 글로벌 위협…나토·인태 공조 강화”
한일 “안보협력 강화…국교정상화 60주년 준비”
한미 정상회담도 추진 “대단히 어렵지만 노력”
나토 “북, 우크라 침략 부채질” 공동선언 채택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가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밀착을 규탄하는 공동선언을 10일(현지시간) 채택하자 대통령실은 “나토 회원국과 인도·태평양 파트너국들과 공조를 계속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 정상회의 선언’ 러북 규탄 = 윤석열 대통령이 나토 정상회의 참석 차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한 이날 오후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번 나토 워싱턴 공동선언은 러북 밀착이 글로벌 안보에 대한 심각한 위협임을 재확인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이날 나토는 32개 회원국 간의 정상회의를 열고 38개 항목으로 구성된 ‘워싱턴 정상회의 선언’을 발표했다.
나토는 이번 선언문 25항에서 “북한과 이란은 러시아에 탄약과 무인기(UAV)와 같은 직접적 군사 지원을 제공함으로써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전쟁을 부채질(fuel)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북한의 포탄과 탄도미사일 수출을 강력히 규탄하며 러북 간 관계 밀착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가지고 주목한다”고 했다.
이어 30항에서는 “인도태평양 상황이 유럽대서양 안보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은 NATO에게 중요하다”며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등 인태 파트너국가(IP4)들과의 협력 중요성도 강조했다.
나토는 “범지역적 도전에 대응하기 위한 대화를 강화하고, 우크라이나 지원·사이버 방위· 허위정보 대응·기술 등의 영역에서 나토-IP4 중점협력사업을 이행하는 등 실질협력을 증진하고 있다”며 “이러한 사업들은 공통의 안보 이익을 위해 우리가 협력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북대서양·동북아 안보 분리될 수 없어” = 이날 아침 앤드루스 공군기지를 통해 워싱턴DC에 도착한 윤 대통령은 일본을 비롯해 독일 캐나다 체코 네덜란드 스웨덴 핀란드 등 7개 국가와 연쇄 양자회담 일정을 소화했다.
한일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러북 밀착에 대한 우려를 공유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러북의 밀착은 한미일의 캠프데이비드 협력이 얼마나 중요한 것이었는지 보여주고 있다”며 “한일 양국이 나토 회원국들과 긴밀히 공조하면서 결코 북대서양의 안보와 동북아의 안보가 서로 분리될 수 없다는 것을 우방국들과 단합된 대응으로 확인시켜 나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오늘날의 국제 정세를 고려할 때 우리 양 정상이 견고한 신뢰 관계와 전략적인 문제 인식을 공유하며 이렇게 긴밀히 논의·공조하는 것은 뜻깊다”며 “미국 대서양과 인도·태평양의 안보는 불가분한 관계에 있으며, 이번에는 나토와 우리 인도·태평양 파트너와의 공조를 깊게 하는 장”이라고 말했다.
양 정상은 러북 군사협력에 대해 양국이 긴밀히 공조하고, 국제사회와 연대하여 대처해 나가기로 하자는 데 의견을 함께 하는 한편 내년 국교정상화 60주년을 앞드고 지혜를 모아 외교당국 간 준비에 착수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가기로 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한미, 잠시라도 만날 필요성 인식” = 대통령실은 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 양자회담도 추진중이다.
김 차장은 “한미정상회담과 관련, 미국 백악관과 용산 대통령실이 (양 정상이) 잠시라도 만나 이야기를 할 필요성이 있다는 데에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친교 만찬, 나토 정상회의 본회의 등에서 만나 대화할 기회가 있긴 하지만 별도의 공식 회담을 추진 중이라는 설명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양 정상이 만나서 얘기해야 할 주제들이 있다”며 “나토 회의 호스트국인 미국이 가장 분주하고, 대한민국도 수십 개의 행사를 치르고 있어 대단히 어렵지만 정상회담을 해보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양자회담 후 바이든 대통령 부부가 백악관에서 주최하는 만찬에 참석했다. 11일 나토 사무총장을 면담하고, 나토 파트너국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워싱턴DC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