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대학별 수시 분석 <경희대> | 모든 계열 수능 필수 응시 과목 폐지 자율·자유전공학부 주목
모든 계열 수능 필수 응시 과목 폐지 자율·자유전공학부 주목
경희대는 2025학년 수시 모집에서 학생부 교과 및 비교과(출결·봉사) 성적 70%에 교과종합평가 성적 30%로 선발하는 지역균형전형으로 634명을 선발한다. 2024학년에 비해 56명이 증가했으며, 모든 계열에서 수능 필수 응시 과목이 폐지됐다. 학생부종합 네오르네상스전형은 전년보다 37명 적은 1천55명을 선발한다. 입학 후 전공을 선택하는 자율전공학부(서울), 자유전공학부(국제)가 신설돼 수시 모집에서 각각 80명, 187명을 선발한다. 경희대 임진택 입학사정관팀장에게 올해 수시 지원 시 주목해야 할 점을 들었다.
/대학별 수시전형 분석 자문단/
장지환 교사(서울 배재고등학교) 강권일 교사(제주 삼성여자고등학교) 배대열 교사(대구남산고등학교)이재훈 교사(경기 한민고등학교)
Q. 2023 대입과 비교해 2024 대입 결과에서 나타난 가장 큰 특징은?
전반적으로 졸업생의 지원이 늘었다. 종합전형 지원자 중 30%, 최종 등록자 중 18.82%가 졸업생이었다. 재학생의 합격률이 높지만, 졸업생 지원이 최근 해마다 5%씩 증가하는 추세다. 경쟁률 면에서 교과전형은 하락했고, 종합전형과 논술전형은 상승했다. 특히 교과전형은 입시 결과를 예측하기 수월한 데다, 지원자층이 한정돼 중복 합격자가 다수 발생한다. 그렇다 보니 대학 간 연쇄 이동이 발생해 일부 모집 단위는 실질 경쟁률이 1:1 수준으로 낮아지기도 했다. 또 수능 수학 <미적분> 응시자의 인문·사회 계열 지원 비율이 정시에선 하락했는데, 수시 지역균형전형은 2023학년 10.9%에서 2024학년 20.1%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단, 최종 등록자 중 비율은 16.9%로 2023학년 15.2%와 비교해 차이가 크지 않았다.
Q. 2025 수시전형에서 입학 후 전공 선택 모집 단위 확대가 가장 눈에 띈다. 지원 시 유의할 점을 짚어준다면?
전체 모집 인원의 약 10%에 해당하는 406명을 자율전공학부(서울), 자유전공학부(국제)로 선발한다. 입학 후 희망하는 전공으로 진입할 수 있는 모집 단위다. 수시에선 교과전형 비중이 크다. 신설한 자유전공학부의 합격선은 2024학년 광역 모집 합격선이 해당 개별 전공 합격자의 평균 수준이었음을 고려할 때 교과 1.7등급 내외에서 형성될 것 같다.
Q. 자율·자유전공학부의 평가 요소가 타 모집 단위와 다른 이유는?
교과전형의 교과종합평가에서 학업 역량만 100% 반영하며, 종합전형에선 진로 역량 대신 자기 주도 역량을 살핀다. 전형의 취지를 살리기 위함이다. 특히 종합전형의 ‘자기 주도 역량’을 궁금해하는데, 희망 전공이 뚜렷하지 않아도 자기 주도적 활동과 경험이 필요하다는 판단하에 주도적으로 과목을 선택하고 탐구한 경험이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진로가 바뀔 수도 있지만, 방향과 목표는 필요하기 때문이다. 크게 계열로 접근해 관련성이 큰 과목을 이수하거나, 혹은 본인의 관심사나 목표를 기준으로 주도적으로 계열을 넘나들며 공부했다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Q. 모든 계열에서 반영 영역별 필수 응시 과목(지정 과목)을 폐지했다. 어떤 변화가 예상되나?
학교 수업을 충실히 이수하도록 권장하는 의도가 있다. 2025학년부터 경희대는 수능 최저 학력 기준에서 탐구 과목 반영 방식을 상위 1과목에서 2과목 평균으로 바꿨다. 탐구를 1과목만 반영하니 1과목만 우수한 지원자가 늘었고, 이를 통해 학생의 다양한 과목 이수를 저해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2과목 반영으로 변경하면서, 학생의 과목 선택권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 필수 응시 과목을 없앴다. 지난 입시 결과로 예측해보니 최저 기준 충족률이 8%가량 하락했다. 현재 경희대 인문·자연 계열 최저 충족률은 약 70% 수준이라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Q. 지리학과, 한의예과는 인문 계열로도 모집한다. 자연 계열 선발과 어떤 차이가 있나?
모집 단위가 다른 만큼, 평가에서도 계열별 특성이 반영된다. 한의예과(인문)은 사회 교과 이수 여부, 자연은 <수학> <미적분> <생명과학Ⅰ·Ⅱ> <화학Ⅰ> <물리학Ⅰ> 이수 여부를 살펴보는 식이다. 때문에 지역균형의 교과종합평가에서 한의예과(인문)은 사회 영어 교과 위주로 이수하며 의료 문제나 국제화 역량을 쌓은 학생을 높게 평가하는데, 수학·과학 교과를 집중 이수한 학생이 지원하면 ‘전공 이수 노력’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교과 성적 환산식 또한 모집 계열에 따라 교과별 반영 방식이 다르다. 자연 계열 지망생이 종종 인문 모집 단위로 지원하는 사례가 있는데, 오히려 강점을 발휘하기 어렵다.
Q. 교과전형의 교과종합평가, 종합전형의 면접의 실질 영향력은?
교과전형 최초 합격자의 평균 27.9%가 교과종합평가로 당락이 뒤집혔다. 단 충원 합격을 포함한 최종 등록자 기준으로 보면 그 비율이 11.8%로 하락한다. 주요 평가 요소인 교과 성적의 영향력을 유지하면서, 학생들이 필요한 과목을 듣도록 유도하며 진로를 모색하는 장치로 제 역할을 하는 수준이다. 단, 의·약학 계열의 최초 합격자의 44.4%, 최종 등록자의 19.2%가 교과종합평가로 결과가 바뀌었다. 지원자의 성적대가 촘촘하면 동점자도 많아 영향력이 크다. 면접은 2단계에서 30% 반영되는데, 최종 등록자 중 22.3%가 면접 결과로 합·불이 바뀌었다. 명시된 반영 비율 수준의 영향력을 발휘한다고 보면 된다.
Q. 경희대는 자연 계열 이수 핵심·권장 과목을 안내한다. 지원자들의 해당 과목 이수 비율은?
핵심 과목은 95%, 권장 과목은 80% 내외 이수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단 일부 평균에 훨씬 못 미친 과목이 있다. 자연 계열에서 <확률과 통계>가 권장 과목인 경우에도 이수 비율은 60%에 그쳤으며, 생체의공학과는 <물리학Ⅱ>가 핵심 과목으로 안내되고 있지만 지원자 이수 비율은 60% 미만이었다. 학문 특성상 대학 수업이 고교 과정과 밀접하게 연결되는 자연 계열 모집 단위 이수 과목을 안내하고 있다.
한편 인문 계열에선 자기 주도적 과목 선택이 있는가에 주목한다. 단 학과에 따라 눈여겨보는 과목이 있긴 하다. 경영학과는 <수학Ⅰ·Ⅱ> <확률과 통계>에 <미적분> <경제수학> <수학과제탐구> 등을 추가로 이수하며 수학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고, 정치외교학과는 이와 달리 <세계사> <세계지리> <사회·문화> 등 사회 교과와 제2외국어 과목을 공부하며 국제무대에 대한 흥미와 소양을 드러내면 좋은 평가를 받는 식이다.
Q. 올해 수시 지원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예상치 못한 의대 증원으로 인해 합격선이 높은 학과는 최저 기준이 큰 변수가 될 것 같다. 교과전형의 의약학 계열과 논술우수자전형의 일부 학과는 최저 충족률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년간의 입시 결과를 토대로 최저 충족률이 낮은 학과에 지원하며 기회를 얻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자율·자유전공학부는 일부 특수학과 외에는 캠퍼스 내 모든 전공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으니, 진로 탐색이 부족한 경우 대학에서 경험을 쌓아 진로를 정할 좋은 기회로 삼길 바란다.
취재 정나래 기자 lena@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