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돌고돌아…창신숭인 재개발
서울시 재개발 계획 확정
2000가구 아파트 단지로
뉴타운과 도시재생을 오가며 17년간 공전했던 종로구 창신숭인 지역 재개발 계획이 확정됐다.
서울시는 지난달 31일 도시계획위원회를 열어 창신동 23·숭인동 56 일대에 대한 주택정비형 재개발사업 정비구역 지정 및 정비계획 결정안을 확정했다고 1일 밝혔다.
창신동 23·숭인동 56 일대는 한양도성과 낙산 언덕 등 삼면이 둘러싸인 구릉지형으로 가파른 언덕 때문에 교통 및 주거환경이 매우 열악한 지역이다. 구역 내 높낮이 차가 최대 70m에 달하고 30년 이상 노후 건축물 비중이 90%를 넘는다.
2007년부터 재정비촉진사업(뉴타운)이 추진됐지만 2013년 지정 해제됐고 이후 도시재생 선도지역으로 지정됐으나 주거환경 개선효과가 미흡해 주민들 불만이 누적됐다. 시는 2021년 신속통합기획 후보지로 선정해 정비사업을 추진해왔다.
정비구역 지정 및 정비계획이 결정됨에 따라 낙후된 기존 저층주거지는 아파트 단지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지난해 11월 주민에게 공개된 정비계획안에 따르면 창신동 23 일대(6만2926㎡)에는 최고 28층, 1038가구가 들어선다. 숭인동 56 일대(4만1904㎡)는 최고 26층, 974가구의 아파트 단지로 변모한다.
기반시설로는 도로 공원 주차장 사회복지시설 등이 결정됐으며 창신역에서 채석장전망대(서쪽)와 숭인근린공원(동쪽)까지 연결하는 입체보행로를 조성해 인근 지하철역과 보행 접근성을 높였다. 단절됐던 창신동과 숭인동은 연계성을 강화하고 어르신·어린이 등 보행약자가 구릉지를 쉽게 이동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단지 내에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 등 이동 수단도 마련한다.
시 관계자는 “그간 재개발 사업 방향을 두고 주민 갈등이 많았지만 최근엔 시가 제시한 정비계획안에 대한 주민 동의율이 70%를 넘어서는 등 갈등 요인이 많이 완화됐다”며 “이번 정비구역 지정을 통해 오랫동안 낙후됐던 창신·숭인동 일대가 도심부 주거지의 새로운 모델로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