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NA 기술 풀랫폼, 예방용에서 치료용으로 확장
감염병보다 암질환에 더 효과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혜성같이 등장한 mRNA 백신은 백신 분야에서 다시 없을 경험을 인류에게 선사했다. 이제 mRNA 기술 플랫폼은 예방용에서 치료용으로 확장할 것으로 요구받고 있다.
3일 남재환 가톨릭대 의생명과학과 교수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발행한 제약바이오정책보고서 브리프 8월호에 게재한 ‘mRNA 기술 플랫폼의 확장성:예방용에서 치료용으로의 전환’ 기고문에서 “현재 시장에서 mRNA에 요구하는 적응증은 감염질환 보다 암에 더욱 많이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 교수에 따르면 mRNA 백신은 SARS-Cov-2에 대한 예방용 백신만이 인허가돼 시장에 나와 있다. 현재 mRNA 기반 기술을 활용해 감염질환에 대한 예방용 백신을 주로 임상테스트하고 있지만 암 치료용 임상시험 역시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그 배경에는 암시장이 더 클 뿐만 아니라 허가과정에서 건강한 사람들에 적용하는 예방 백신보다 상대적으로 아픈 사람을 위한 치료제 개발 과정에서는 독성문제가 상대적으로 낮을 수 있다는 이점이 작용한다.
mRNA 기술의 특성상 예방용보다는 암 치료용 백신에 더욱 적절한 플랫폼으로 작용한다. 먼저 mRNA 플랫폼의 특성상 다수의 항원을 동시에 발현시킬 수 있다. 특히 개인맞춤형 암백신은 동시에 여러 개의 신생항원을 발현시켜야 한다.
최근 바이오엔텍과 모더나에서는 췌장암 피부암 등에 대한 다수의 신생항원을 동시에 발현하는 개인맞춤형 암백신을 개발하고 이에 대한 임상결과를 발표했다. 결과에 따르면 개인맞춤형 암백신을 접종한 사람들의 무재발생기간과 전체생존기간이 대조군 대비 높아짐을 보고했다.
또 mRNA 기반 플랫폼은 빠르고 강한 면역유도가 가능하다. 특히 암을 직접 공격할 수 있는 T세포 활성화 기능이 우수하다. 지금까지 많은 암치료용 백신임상은 펩타이드를 기반으로 해 신생항원이나 종양관련 항원을 면역증강제와 함께 접종해 그 효능을 확인했다.
하지만 펩타이드 개인맞춤형 암백신과 mRNA 기반 암백신을 비교한 결과 mRNA가 좀 더 높은 면역반응을 유도했다. 특히 생산단가를 낮출 수 있어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우수해 현재 펩타이드를 기반으로 하는 개인맞춤형 임상이 mRNA 기반 임상으로 변경될 것으로 예상된다.
남 교수는 “2024년 현재는 코로나19 예방용 백신이나 다른 감염성 질환에 대한 추가 백신이 인허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2026년 이후에는 개인 맞춤형 암 백신, 단백질 대체 치료, 유전자 편집 등 다양한 분야에서 mRNA 기술 플랫폼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며 mRNA 시장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편 모더나사의 로버트 미한 박사는 ‘2024년 면역항암 서밋 유럽’에서 기존 백신 플랫폼 대비 mRNA 백신 플랫폼에 대해 4가지 장점을 거론했다.
먼저 mRNA 백신 플랫폼은 체내 세포에서 mRNA를 통해 직접 발현하기 때문에 복잡한 항원이나 발현이 잘되지 않은 항원의 발현에 유리하다. 또 인체 내에서 어떻게 면역력을 증가시키고 어떤 기전을 통해 면역반응이 유도되는지 작용기전이 잘 알려져 있다.
하나의 항원에 대해 동일한 전달체와 발현체로 개발된 플랫폼 기술이기 때문에 독성 데이터가 일관되게 나오는 장점이 있다. 비임상 실험 기간을 획기적으로 절약할 수 있다. mRNA 플랫폼 기술의 인허가가 상대적으로 쉬워져 다른 의약품보다 빠른 개발 속도를 보인다.
재조공정도 상대적으로 유연하다. mRNA 백신을 생산하는 대부분의 공정은 화학적 공정을 통해 이뤄진다. 일반적으로 mRNA의 주형이 되는 DNA 생산은 대장균을 이용하기도 하나 최근 인공적으로 합성하는 등 무세포 제조공정을 통해 생물학적 오염을 최소화하고 있다. 하나의 항원에 대해 대량생산 공정으로 갖춰두면 다른 항원도 실험실 수준의 생산을 대규모 생산으로 손쉽게 다룰 수 있다.
이러한 점들은 향후 mRNA 백신 플랫폼을 활용해 다양한 의약품을 생산하고 제품화할 때 크게 유리한 점이 될 수 있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