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증시 전망
미 소비자물가와 연준 통화정책 방향 주목
디스인플레이션 추가 확인 가능할까
되살아난 빅컷 전망 … 변동성 증가
이번 주 금융시장은 미국 소비자물가와 연준 통화정책 방향에 주목하고 있다. 고용시장이 중요해지면서 이전에 비해 물가에 대한 시장의 민감도가 낮아지긴 했으나 연준의 금리인하를 위해서는 디스인플레이션 경로가 유효한지 추가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또한 최근 노동시장 지표 둔화로 빅컷(0.50%p 금리인하) 전망이 강화되고 있다. 하지만 큰 폭의 금리인하는 오히려 경기침체 우려 등 부정적인 내러티브를 지속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주부터는 연준 인사들의 발언이 금지되는 블랙 아웃 기간에 돌입할 예정인 만큼, 9월 FOMC 결과가 나오기까지 매크로 불확실성은 지속될 전망이다.
◆8월 소비자물가 추가 하락 전망 =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간) 미국에서는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헤드라인 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2.6%로 지난달 2.9%에서 추가 하락할 것을 예상하며 전월 대비는 0.2%로 7월과 비슷한 수준을 전망했다.
근원 CPI는 지난 7월 3.2%로 4개월 연속 완만한 둔화세를 이어갔으나 이번에는 전월돠 비슷한 수준으로 정체될 가능성이 있다. 세부 항목 중에서는 중고차 등이 하락하고 주거비는 보합세가 예상된다.
이러한 전망이 정확하다면 인플레이션이 근원 개인소비지출 기준으로 연율 2%대를 기록해 연준의 목표에 근접하게 된다. 여기에 최근 발표된 8월 고용보고서 등 다수의 노동시장 지표들은 고용 냉각 신호를 발신하고 있어 이를 종합하면 오는 18일(현지시간)에 있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인하는 확실시 되는 것으로 평가된다.
12일(현지시간)에는 8월 생산자물가지수가 발표된다. 지난 6월 전년 동월대비 2.6%에서 7월 2.2%로 6월까지 이어졌던 반등 추세가 꺾인 이후 이번에도 추가 하락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주 8월 고용지표가 7월 대비 나아진 것으로 발표되면서 노동시장 냉각 우려가 일부 완화된 가운데 이날 발표되는 미국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 수에도 투자자들의 시선은 집중되고 있다. 지난주 신규 청구건수는 22만7000명으로 2개월 연속 감소한 바 있다.13일에는 미국 9월 미시건대 심리지수가 발표된다. 지난 8월 67.9로 5개월 만에 반등했으며 이번 달 연준의 금리인하를 앞두고 소비심리가 추가적으로 개선될 지 주목된다.
◆빅컷 요구하는 시장의 압력 = 한편 지난 주말 발표된 8월 고용지표가 뚜렷한 침체 리스크를 높여주지 않았지만 금융시장이 부정적 반응을 보인 것은 미 연준이 적극적으로 나설 줄 것, 즉 빅 컷(50bp 금리인하)을 요구하는 무언의 압력으로 해석된다.
박상현 iM증권 이코노미스트는 “7월 고용지표와 같은 쇼크 수준도 아니고 해석에 따라서는 양호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8월 고용지표에 금융시장은 나쁜 것만 보고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며 “8월 고용지표가 뚜렷한 침체 리스크를 높여주지 않았지만 금융시장이 부정적 반응을 보인 것은 고용지표가 상반기에 비해서는 뚜렷하게 둔화되고 있다는 불안감과 더불어 고용시장의 추가 둔화를 막기 위해 미 연준이 적극적으로 나설 줄 것을 요구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0.25%bp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노동시장의 지표들이 둔화되면서 0.50%p 금리인하 전망이 강화되고 있지만 큰 폭의 금리인하가 오히려 부정적인 내러티브를 지속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엔화 가치 상승 주목 = 한편 8월 초 낙폭을 거의 만회했던 미국 주가는 지난주 빅테크 매도, 미국 경기침체 우려 재발, 고용지표 불안 등으로 다시 4.2% 하락하는 등 불안 장세가 재개되는 양상이다. 지난주 미국 8월 고용 지표 이후 미국 경제 평가 변화와 9일(현지시간) 애플의 신제품 공개, 지난주 14% 급락한 엔비디아 추가 조정 여부, 연준 정책 기대 변화 등이 금주 미국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런 가운데 엔화가치가 다시 큰 폭으로 상승한 점도 주목해야 한다. 8월 미국 고용지표에 대한 금융시장의 실망스러운 반응이 엔화 강세 압력으로 작용한 가운데 우에다 일본은행(BOJ) 총재가 경제와 물가 전망이 예상대로 진행된다면 금리 인상을 이어갈 것이라는 입장을 재차 확인된 것도 엔화 강세에 일조하고 있다.
중국의 8월 교역과 물가 및 유동성지표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10일 중국에서는 8월 교역지표를 발표하는데 수출증가율은 지난 7월 전년 동월대비 7.0%로 예상치(9.7%)를 하회하고 4월 이후 반등세가 꺾여 이번 향방이 주목된다. 수입증가율도 7월 7.2%로 6월 –2.3%에서 플러스로 전환된 이후 추가 개선될지 관심이다.
12일에는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가 개최된다. 금리 추가인하 전망 속 관심은 향후 인하속도다.
이번 회의에서 발표되는 경제 전망치도 주목해야 한다. 지난 6월 공개했던 성장률 전망치는 올해 0.9%로 3월 대비 상향, 내년 1.4%로 소폭 하향조정했으며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올해 2.5%, 내년 2.2%로 상향조정했다.
◆코스피 장중 2500선…코스닥 700선 붕괴 = 한편 9일 오전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45.61포인트(1.79%) 떨어진 2498.67로 출발해 장중 2491.30까지 하락했다. 오전 9시 22분 현재 코스피는 전일 대비 34.21포인트(1.34%) 내린 2510.07선에서 등락 중이다. 같은 시각 코스닥 지수는 전장 대비 6.46포인트(0.91%) 내린 700.13이다. 지수는 10.34포인트(1.46%) 내린 696.25로 700선을 내주며 장을 시작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환율은 오전 9시 13분 현재 전 거래일 주간 거래 종가보다 10.5원 오른 1338.1원에 거래 중이다.
미국의 8월 고용 이후 시장참여자들간 의견 차이, 9월 FOMC 불확실성, 국내 추석연휴를 앞둔 수급 공백 등 이번 주 증시 대응 난이도는 높아질 전망이다. 한지영 연구원은 “10일에는 트럼프와 해리스 간 첫 맞대결인 미국대선 TV토론회가 치러질 예정이며, 그 과정에서 정치 트레이드가 재개되면서 7월 중순 트럼프 피습 당시 시장 색깔이 단기적으로 혼탁해질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국내 증시에서는 주 후반 선물옵션 동시만기일 및 차주 수요일까지 추석연휴 기간에 돌입한다는 점도 수급 상 공백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