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금투세 논쟁…불통인가, 소통인가
페이스북·방송 통해 반박에 재반박 이어져
진성준 정책위 의장-이소영 의원 논쟁 중
이 의원 “2대 2 토론 아닌 의총 열어달라”
당론법안 46개, “지도부 의견 승인일 뿐”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정책위 의장과 재선의 이소영 의원이 금융투자세 과세 여부를 놓고 논쟁이 한창이다.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등에 논리적 발언을 앞세워 정부를 당황하게 만들어왔던 이 의원은 금투세 과세 이전에 자본시장 구조개선을 요구하는 입장을 내놓으며 ‘금투세 과세 원칙’을 고수하는 지도부에 신속한 정책의총 개최를 요구해왔다. 하지만 지도부는 추석이후인 24일 공개토론을 못 박았고 그 사이에 반박과 재반박 등 페이스북이나 유튜브방송, 라디오 방송을 통한 ‘간접 토론’에 매달려 왔다.
12일 이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예정되어 있던 국제 기후행사 참석을 최종 취소했다”며 “금투세 논의가 한달 넘게 미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빠른 논의와 결론 도출을 요청하고자 하는 차원”이라고 했다. 이어 “내일이라도 정책의총을 열어 가닥을 잡을 수 있기를 바란다”며 “추석연휴 직후에 각자 지역에서 듣고 온 추석민심을 가지고 정책의총을 하자”고 했다.
이 의원은 전날 진 의장이 페이스북에 올린 반박문에 대해 반박하면서 “같은 당에 소속된 의원들끼리 대면해 토론할 기회가 열리지 않아 페이스북을 통해 논쟁하고 있는 현 상황이 매우 낯설고 안타깝다”며 “지금까지 한달 넘게, 의원들이 모여 논쟁을 할 수 있는 의원 총회를 요청해 왔지만 아무런 응답이 없고 정책위는 2대 2, 단 4명만 출연하는 생중계 공개토론을 그것도 월말에 한다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많은 사람들이 그때까지 기다릴 수 없어 각자의 방식으로 SNS글을 올리거나 인터뷰를 하는 방식으로 의견을 표명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의원들이 얼굴 보면서 대화할 수 있는 정책 의원총회를 소집해 달라”고 했다.
진 의장은 이에 앞서 이 의원이 삼프로TV에 나가 금투세 유예를 주장하는 이유를 밝힌 것에 대해 페이스북 글을 통해 비판했다. 그는 이전에도 ‘금투세 폐지, 기득권자들의 궤변에 속지 맙시다’, ‘금투세가 사모펀드 로비 때문이라고? 천벌을 받습니다’ 등의 제목으로 글을 올리며 금투세 과세의 이유를 강변하고 반대의견에 대한 반박을 쏟아내기도 했다. 라디오 인터뷰에도 직접 나가 금투세 과세를 유예하자는 당 안팎 의견의 문제점을 강도 높게 지적했다.
민주당 내부에서 정책의총을 통해 의원들의 의견수렴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은 적지 않았다. 특히 22대 들어서는 ‘당론’이 무더기로 채택되는데 그 과정에서 의원들간 충분한 숙고와 토론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의원들도 채택된 당론이 제대로 모르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의 모 중진의원은 “정책의총을 하지만 정책에 대한 토론이 이뤄지는 게 아니라 지도부에서 이런이런 것을 당론으로 채택해 줬으면 좋겠다고 하면 의원들이 특별한 이견 없이 채택하는 분위기”라며 “당론 법안의 내용이 뭔지는 지도부나 담당하는 정책조정위에서 결정하는 수준”이라고 했다. 수도권의 모 의원 역시 “정책의총을 하면 정책 하나하나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져야 하지만 일단 의원들이 너무 많다보니 제대로 토론하기 어렵다”면서 “애초부터 토론을 위한 의총이라기보다는 지도부의 결정을 승인받는 자리가 되고 있다”고 했다.
지난 10일 민주당은 국민 주거안전권 보장을 담은 주거기본법을 46번째 당론법안으로 채택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