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 차관 김석우, 대검 차장 이진동
심우정 총장 취임날 검찰 고위직 인사
‘한동훈·이원석 라인’ 퇴조, ‘친윤’ 강화
심우정 신임 검찰총장이 취임식을 갖고 본격 업무에 돌입한 19일, 법무부가 대검찰청 차장검사와 반부패부장 등을 교체하는 검찰 고위직 인사를 단행했다. 검찰총장 취임 등에 따른 공석을 채우기 위한 인사로 폭은 크지 않지만 검찰 고위 간부들의 ‘친윤(친윤석열) 색채’가 강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법무부는 이날 대검 검사급인 고검장·검사장 8명에 대한 인사를 오는 23일자로 단행한다고 밝혔다. 심 총장의 취임식이 열린 지 4시간 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진 인사다.
이번 인사에서 심 총장 임명으로 공석이 된 법무부 차관에 김석우(사법연수원 27기) 법무연수원장이 임명됐다. 검찰 2인자인 대검 차장검사에는 총장 후보에 올랐던 이진동(28기) 대구고검장이 보임됐다.
이 신임 대검 차장은 서울중앙지검 특수 1부, 대검 중앙수사부, 수원지검 2차장검사 등을 거친 ‘특수통’으로 대표적인 ‘친윤’ 검사로 분류된다. 그는 대검 중수부 시절 윤 대통령과 ‘부산저축은행 비리 의혹’ 수사를 함께 했고,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이던 2017년에는 형사 3부장으로 근무했다. 지난해에는 서울서부지검장으로 임명돼 ‘10.29 이태원 참사’ 수사를 담당했다.
김 신임 차관은 박성재 법무부 장관이 서울중앙지검장이던 2015년 특수3부장으로 손발을 맞춘 경험이 있다. 윤 대통령과도 검찰 내 근무 인연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의를 밝힌 임관혁 서울고검장 후임에는 박세현(29기) 서울동부지검장이 임명됐다. 박 신임 서울고검장은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이던 시절 서울중앙지검 초대 전문공보관을 지낸 바 있다.
전국 검찰청의 특별수사를 지휘하는 대검 반부패부장에는 구승모(31기) 광주고검 차장검사가 보임됐다.
구 신임 부장은 대검 반부패연구관 경력이 있으나 특수수사 분야보다는 기획 쪽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법무부 국제형사과장, 대검 국제협력담당관 등을 지냈다. 구 부장은 심 총장의 휘문고 후배이기도 하다.
전임 이원석 검찰총장을 보좌했던 신자용(28기) 대검 차장은 한직으로 분류되는 법무연수원장으로 전보 발령돼 사실상 좌천성 인사라는 해석이 나온다. 신 신임 법무연수원장은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법무부 장관이었던 시절 검찰국장을 맡아 한 대표와 가까운 인사로도 분류된다.
이 전 총장 시절 특수수사를 총괄했던 양석조(29기) 대검 반부패부장은 서울동부지검장으로 보임됐다. 양 지검장은 반부패부장 보임 전 서울동부지검보다 규모가 큰 서울남부지검장을 지낸 바 있다.
이렇다보니 이번 인사를 통해 ‘한동훈·이원석 라인’이 핵심에서 배제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 지검장에 앞서 대검 반부패부장으로 이 전 총장을 보좌했던 신봉수(29기) 광주고검장은 대구고검장으로 이동한다.
법무부는 “이번 인사는 신임 검찰총장 취임에 따른 총장의 지휘권 강화와 서울고검장 사직 등으로 인한 공백을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필요 최소한의 전보 인사를 통해 검찰 조직의 안정을 도모했다”고 설명했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