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연인 관계였던 전청조씨로부터 고가의 명품을 선물받은 것과 관련해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받는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씨를 불송치했다.

19일 서울 송파경찰서 수사3과는 지난 2일 남씨에 대한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사건을 ‘죄가 안됨’으로 불송치 결정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연인 관계에서 받은 물품은 청탁금지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판례상 연인 관계에서 주고받은 물품에 대해서는 처벌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김민석 서울 강서구의회 의원은 남씨가 대한체육회 이사로 활동하면서 전씨로부터 고가의 명품을 받아 공직자윤리법과 청탁금지법을 위반했다고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한 바 있다. 이후 사건은 경찰청을 거쳐 올해 1월 송파서에 배당됐다.

청탁금지법에 따르면 공직자 등은 직무관련성이 없더라도 동일인으로부터 1회 100만원 또는 매 회계년도(연간)에 3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 등을 받으면 안 된다.

연인 관계였던 남씨는 전씨로부터 고가의 벤틀리 차량과 귀금속, 명품 가방 등 40여점을 선물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남씨는 수사 과정에서 물품을 경찰에 임의제출했고 법원은 이를 몰수했다.

경찰의 이번 결정은 남씨가 받은 물품이 과하기는 하지만 판례 등에 비추어 처벌할 근거가 없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남씨는 전씨의 30여억원 투자 사기를 방조한 혐의로도 수사를 받고 있다. 송파서는 지난 3월 남씨를 ‘혐의 없음’으로 불송치했지만 검찰이 보완수사 요청해 재수사 중이다. 경찰은 “수사가 마무리 단계”라고 밝혔다.

한편 전씨는 재벌 3세를 사칭해 사기 행각을 벌인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으로 지난 2월 징역 12년을 선고받고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전씨는 또 남씨의 조카를 폭행하고 3억원대 사기를 벌인 혐의(아동학대, 사기 등)로도 기소돼 이달 4일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