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협 상호금융 부실채권 '눈덩이'
농협 공동대출 부실 3년만에 10.6배, 수협 7.4배 증가 … 수협 91개 중 70개 적자
농협과 수협 상호금융의 부실채권 규모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농어촌 금융의 주춧돌인 상호금융 건전성 지표가 추락하고 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임미애 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대표)은 27일 “농·수협 지역조합의 금융건전성을 개선하기 위해 부동산피에프(PF)와 연관된 공동대출 등에 대한 부실채권 관리를 엄격히 하고 공동대출의 부실심사에 대한 책임규명도 철저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농협 부실채권 14조7천억원, 수협 2조원 = 임 의원실이 농협중앙회와 수협중앙회가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농협 상호금융은 3개월 이상 연체한 ‘고정이하여신’의 부실채권이 2021년 6월 4조6343억원에서 올해 6월 14조7078억원으로 3년만에 10조원 폭증했다.
농협 상호금융은 전국 1111곳 농·축협 지역조합과 4725개 지점에서 운영한다. 고정이하여신 채권 규모는 지난해 말 10조원을 돌파했고 6개월 만에 14조7078억원으로 4조원 증가했다. 농협 지역조합의 금융리스크로 부상하고 있는 공동대출 고정이하 여신 부실채권 규모도 같은 기간 2746억원에서 2조9288억원으로 10.6배 증가했다.
2022년 12월 기준 3786억원이었던 고정이하여신 부실채권 규모는 지난해 6월까지 6개월 만에 238.9% 증가했고, 올해 6월에는 전년동기대비 128.2% 늘어났다.
수협 상호금융의 고정이하여신 부실채권 규모도 2021년 6월 7191억원에서 올해 6월 2조448억원으로 184.4% 폭증했다.
지난해 6월 1조4334억원으로 부실채권 규모가 1조원을 돌파하더니 올해 6월 기준 2조448억원으로 88% 폭등했다.
수협 상호금융의 공동대출 부실채권 규모 또한 2023년 6월 312억원에서 1년 만인 2024년 6월 현재 2320억원으로 643.6% 급증했다.
이에 따라 수협의 연체금과 연체율도 크게 상승하고 있다. 연체금은 2022년 말 6609억원에서 지난해 말 1조3885억원으로 1년 사이 두배 증가했고, 올해 4월 말 기준 1조9047억원으로 계속 가파르게 상승했다.
연체율도 같은 기간 2.00%에서 5.60%로 증가했다. 농협의 고정이하여신 부실채권 비율은 4.07%이고 수협은 6.1%이다.
◆농·수협, 부실채권 매각 추진 = 농협중앙회는 상호금융 부실채권 규모가 커지자 3개월 이상 연체된 고정이하여신 채권 중 조기 회수가 어렵다고 판단되는 채권을 외부 부실채권 투자전문기관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임 의원실에 따르면 농협중앙회는 9월 현재 기준 농협자산관리회사에 1조4377억원, 한국자산관리공사에 184억원의 부실채권을 각각 매각했다.
4분기에는 공개입찰 방식으로 매각할 계획이다. 아직 금액은 정해지지 않았다.
수협중앙회도 지난 5월 부실채권 문제 해결을 위해 ‘상호금융 부실채권 매각 티에프(TF)팀’을 구성하고 부실채권 일괄 매각을 추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계속 일선 수협의 경영 실적은 악화되고 있다.
회원조합의 결산 실적은 지난해 말 57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올해 4월 기준 적자액은 1118억원으로 늘었다. 당기순이익 적자 조합은 지난해 말 29개에서 올해 4월 말 70개로 증가했다. 4개월 만에 41개 조합이 추가로 적자조합으로 추락했다.
수협은 6월엔 ‘회원조합 경영개선 TF팀 운영안’을 마련하며 회원조합 건전 결산을 달성하기 위해 전사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명시했다.
임 의원은 “농어업인과 소상공인 등의 채권을 부실채권 투자전문기관에 매각하면 추심고통을 가중시키고 재기기회를 박탈할 수 있다"며 "채무조정과 채무부담 경감 정책으로 부실채권을 해소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연근 이명환 기자 yg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