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착취물 소지·시청해도 최대 ‘징역 3년’
성폭력범죄처벌법 개정안 등 국회 통과
유포 목적 입증 안 돼도 제작자 처벌
미성년 범죄에 우선 신분비공개수사
앞으로 딥페이크(인공지능 기반 허위영상물) 기술을 이용한 성 착취물을 소지하거나 시청하기만 해도 징역형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또 아동·청소년 대상 딥페이크 범죄 등에 긴급한 수사가 필요할 경우, 경찰관이 상급 부서 등의 사전 승인없이 우선 ‘긴급 신분비공개수사’에 착수할 수 있게 됐다.
국회는 26일 본회의를 열고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처벌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딥페이크 성착취물 등을 소지·구입·저장·시청할 경우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유포 목적이 입증되지 않더라도 제작자를 처벌할 수 있도록 하고 형량도 불법 촬영과 불법 촬영물 유포 수준인 7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확대했다.
허위영상물을 이용한 협박·강요에 대해 징역 1년 이상의 처벌 규정도 신설했다.
또한 국회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 개정안’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이용해 이들을 협박한 경우 징역 3년 이상, 강요하는 경우 5년 이상으로 처벌을 강화했다. 기존에는 협박은 1년 이상 , 강요는 3년 이상 유기징역에 처했다.
특히 아동·청소년 대상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 긴급한 수사가 필요한 경우 경찰관이 사전 승인없이 우선 ‘긴급 신분비공개 수사’에 착수할 수 있도록 했다.
경찰이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이 게시상영 또는 유통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경우 지체 없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삭제 또는 접속차단 등의 조치를 요청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런 가운데 올해들어 딥페이크 성범죄 피의자 총 387명이 경찰에 검거됐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9월 25일까지 전국 경찰에 접수된 딥페이크 성범죄 관련 사건은 총 812건이다. 텔레그램 기반의 딥페이크 성범죄가 확산하면서 경찰이 집중단속에 나선 시점(8월 28일)을 기준으로 나누면 총 신고 건수는 단속 전 445건, 단속 후 367건이다.
일평균으로 따지면 단속 이전 1.85건에서 단속 이후 12.66건으로 7배 가까이 늘었다.
사건 접수가 눈에 띄게 증가한 것은 허위영상물이 범죄가 된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지면서 수사 의뢰를 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합의를 하는 식으로 대응하던 피해자들이 적극적으로 신고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검거된 피의자를 연령대별로 구분하면 10대가 324명으로 83.7%의 비중을 차지해 가장 많았다. 촉법소년(10세 이상 14세 미만)도 66명(17.1%)이나 됐다.
그 외에는 20대 50명(12.9%), 30대 9명(2.3%), 40대 2명(0.5%), 50대 이상 2명(0.5%)이었다.
경찰은 내년 3월 31일까지 시·도경찰청 사이버성폭력수사팀을 중심으로 딥페이크 성범죄 집중단속을 이어간다.
장세풍 박소원 기자 sp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