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암·희귀질환 수술 작년보다 감소
의료공백에 수술취소·진료지연 결과 … “사망률 증가 원인 확인해야”
의료 공백 여파로 올해 소아암과 희귀질환 수술 건수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월에는 진료인원 만명당 사망률이 0.5명 증가한 것으로 추정돼 면밀한 확인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강선우 의원(더불어민주당·서울강서갑)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2월부터 7월까지 전국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병·의원에서 수술한 소아암 환자(0~18세) 수는 전년도 보다 24% 정도 줄어든 452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수술한 소아암 환자 수는 591명이었다.
전공의 사직으로 인한 의료공백이 큰 상급종합병원의 환자 수는 줄어든 대신 종합병원과 병·의원의 환자 수는 오히려 늘었다. 서울지역 빅5 병원을 보면 소아암 수술 환자 수는 468명에서 320명으로 32% 줄었다. 그 외 상급종합병원에서는 환자 수가 552명에서 405명으로 27% 줄었다.
하지만 종합병원과 병원의 소아암 수술 환자 수는 39건에서 47건으로 20% 늘었다. 상급종합병원들이 40% 안팎으로 진료량을 줄이면서 수술과 진료가 연기 되거나 신규 환자 진료가 어려워지면서 생긴 결과로 분석된다.
희귀질환 수술도 전년보다 줄었다. 2월부터 7월까지 전국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병·의원에서 수술한 희귀질환 산정특례 대상 환자는 1827명으로 나타났다. 작년 같은 기간 2097명보다 13% 줄었다.
상급종합병원의 희귀질한 산정특례 대상 수술은 1725명에서 1383명으로 20% 줄었다. 빅5병원의 경우 898명에서 18% 감소해 738명이었다. 소아암과 마찬가지로 전공의 사직 등의 영향이 적었던 종합병원과 병·의원의 수술 환자 수는 반대로 372명에서 444명으로 19% 늘었다.
실제 정부가 운영하는 ‘의사 집단행동 피해신고 센터’에는 소아암 수술이 취소됐거나 희귀난치병 외래 진료가 계속 지연돼 적절한 치료와 약 처방을 못 받고 있다는 신고가 다수 접수됐다.
강 의원은 “정부 정책 실패로 소아암 희귀질환 환자 등이 피해를 보게 됐다”며 “신고 사례를 토대로 정부가 맞춤형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공의 이탈이 시작된 2월부터 수술 취소가 급증했고 3월부터 수술예약 건수 자체가 절반가량 줄어든 것을 확인했다. 이 기간 진료결과 사망환자 수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윤 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이 주요 국공립대학병원으로부터 의료공백 기간(2~8월) 수술 예약 및 취소 현황을 자료를 제출받아 전년동기와 분석해본 결과, 3월 수술 취소 비율이 전년도 3월보다 11.4%p 늘었다. 의료공백기간 중 23.3%로 가장 높았다. 총 수술 예약 건수는 작년 3월 7800건에서 올해 3월 4215건으로 절반가량(46.6%) 감소했다. 올 6월에는 작년보다 50.8% 줄며 수술 예약 건수가 가장 많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실에서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의료기관 진료 및 진료결과 사망 인원 자료’를 살펴본 결과, 전체 병원 진료결과 사망자 수와 비율이 전년동기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월 의료기관 전체 진료인원 만명당 사망환자 수는 6.9명으로 작년 2월보다 0.5명 증가했다. 3월의 경우 진료인원은 약 53만여명 줄어든 반면 사망자 수는 1125명 늘어나며 인구 만명당 사망환자 수가 6.3명에서 6.8명으로 0.5명 늘어났다. 3월 이후 상급종합병원에서는 진료인원도 줄며 진료결과 사망자 수가 줄어든 반면 종합병원과 병원급에서는 진료인원은 줄었지만 사망환자는 늘어난 것을 확인했다.
김 의원은 “응급실 뺑뺑이로 골든타임을 놓친 응급환자가 늘어나면서 종합병원과 병원에서 사망률이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보다 정교한 분석을 통해 대학병원에서 치료받아야 할 중증환자들이 종합병원과 병원에서 치료받다 사망했을 가능성 등을 확인해야한다”고 밝혔다.
김규철 이명환 기자 gckim1026@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