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 자동조정장치 도입하면 얼마나 깎이나

“전세대에서 총연금액 21% 정도 줄어들어”

2024-10-07 13:00:43 게재

전진숙 의원 “정부, 20·30대 삭감 과소 추계” … 김선민 의원 “76년-86년-96년생 7천만원 이상 삭감”

정부가 제안한 국민연금 자동조정장치를 도입하면 전세대에서 연금 수급액이 이전보다 21% 정도 줄어든다는 추계가 나왔다. 특정 연령대로 보면 1976년·86년·96년 생에서는 7000만원 넘게 받는 연금액이 깎이는 결과도 나왔다. 국회 연금개혁 논의에서 실질적인 검증이 필요해 보인다.

연금개혁 추진개혁안에 쏠린 눈 지난 달 4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정부의 연금개혁 추진계획 발표 중계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진숙 의원(더불어민주당·광주북구을)이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연금행동)과 함께 추계한 자료에 따르면 자동조정장치를 도입하면 전세대에서 총연금액이 21% 정도 삭감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995년생(30세)은 22.1%, 1990년생(35세) 21.8%, 1985년생(40세) 21.8%, 1980년생(45세) 21.0%, 1975년생(50세) 20.3% 깎인다.

이러한 추계 결과는 9월 25일 정부가 연금개혁 관련 브리핑을 통해 공개한 삭감률과 큰 차이가 난다. 정부는 자동조정장치를 도입하면 2005년생(20세)은 총연금액이 11.1%, 1995년생(30세)은 13.4%, 1985(40세)년생은 14.6%, 1975(50세)년생은 15.6% 감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정부는 젊은 세대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자동조정장치를 도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젊은 층의 순혜택이 더 많이 삭감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의원실이 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동조정장치 도입 전후 순혜택·수익비 비교’ 표에 따르면, 2030년 연금을 받기 시작하는 1965년생의 순혜택은 2억7229만원에서 자동조정장치 도입 후 2억3314만원으로 14.4%(3915만원) 삭감된다. 자동조정장치 도입 전 3.5배인 수익비는 3.2배로 낮아진다.

그런데 1985년생은 2050년 신규 수급 시 1억8411만원의 순혜택을 볼 수 있지만 자동조정장치가 도입되면 순혜택이 1억1458만원으로 37.8% 감소한다. 수익비도 2.4배에서 1.7배로 줄어든다.

전 의원은 “정부의 총연금액 삭감 규모는 20~30대는 과소, 40~50대는 과대 추계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정부가 자동삭감장치(자동조정장치) 작동 기간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채 40년간 국민연금에 가입하고 25년간 연금을 받는다는 비현실적인 가정을 전제로 추계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전 의원과 연금행동은 “자동삭감장치는 철회돼야 하고 국민이 자동삭감장치 적용 여부를 제대로 판단할 수 있도록 자료를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선민 의원(조국혁신당·비례)에 따르면 자동조정장치가 도입되면 세대별 차등부과가 적용되는 각 첫세대인 40대 76년생, 30대 86년생, 20대이하 96년생들은 모두 7000만원 이상 연금액이 삭감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조정장치가 시작되는 2036년 65세가 돼 월연금액 100만원을 받게 될 1971년생 수급 예정자는 현행대로라면 전년도 소비자물가인상율(2%)이 적용돼 월102만원씩 연1224만원을 받게 되지만 2037년 자동조정장치가 도입되면 전년도 연금액 변동률(0.31%)이 적용돼 월100.3만원씩 연1203만원을 받게 된다. 2037년 한해동안 20만2800원이 삭감되는 셈이다.

2060년까지 25년간 연금을 수급했을 경우 현행대로라면 3억8436만원을 받겠지만 자동조정장치가 적용되면 3억1162만원을 받게 돼 약 7273만원이 삭감된다.

이렇게 76년 86년 96년생에 적용했더니 모두 7000만원 이상 삭감되는 결과가 나왔다.

김 의원은 “자동조정장치는 사실상 자동삭감장치다. 재정지속가능성 때문에 자동조정장치 도입하려면 국민연금이 아니라 현재도 수입보다 지출이 많아 연간 7조원의 당기적자를 보고 있는 공무원연금부터 도입하자고 해야 국민들이 납득할 것 아닌가”라며 “국회에서 연금개혁 논의할 때 자동삭감장치 도입에 대해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김규철 이명환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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