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비리 혐의’ 손태승 소환하나
처남 회사 차량 이용 의혹 제기
자택 압색, 전 본부장 금주 기소
검찰이 우리은행 ‘대출비리 혐의’ 관련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자택을 압수수색한 가운데 그에 대한 대면조사 시점이 주목된다.
14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금융조사1부(김수홍 부장검사)는 지난 11일 손 전 회장 자택을 포함해 우리은행 전·현직 관계자 사무실과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이날 “(혐의가 있다고 판단되면) 압수수색 이후 소환과 구속영장 청구가 일반적”이라며 “(수사팀도) 빨리 결정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남부지검 금조1부는 우리금융그룹 대출비리 혐의 사건에 집중해 왔다. 카카오모빌리티의 ‘호출 몰아주기 혐의’ 사건을 수사 중이어서 자연스럽게 배당받아야 하는 카카오 ‘호출 차단 혐의’ 사건을 “수사 여력이 안 된다”는 이유로 이달 7일 금조2부로 넘겼다.
검찰은 사건 관련 액수가 수백억원에 이르고 계좌도 많아 압수수색 내역을 분석하는 데 시간을 들였다. 하지만 연관 인물들에 대한 수사는 속도를 냈다.
지난달 24일에는 손 전 회장의 처남 김 모씨를 부동산 거래 과정에서 금액을 부풀려 우리은행으로부터 부당대출 받은 혐의(사문서위조·행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로 구속기소했다. 통상 기소 시점에 사건 개요을 설명하던 관행도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생략했다.
지난달 27일에는 손 전 회장 친인척 관련한 부당대출을 주도한 것으로 지목되는 임 모 전 우리은행 본부장 구속영장을 받아내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임씨 구속기간이 한 차례 연장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임씨 기소는 이번 주 이뤄질 전망이다.
손 회장측은 그간 수백억원 대출을 받은 처남일가와의 관련성을 부인해왔다. 그런데 최근 손 전 회장이 올해 초 처남 법인 회사차량을 개인적으로 이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8월 우리은행 검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손 전 회장 친인척이 운영하는 20여개 업체에 대출이 실행됐고 이 중 350억원에서 부정대출이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금감원은 지난 7일 추가 검사를 통해 손 전 회장 처남의 배우자와 장인 등 친인척 관련 회사에서 우리금융저축은행이 올해 1월 7억원, 우리캐피탈이 2022년 10월 7억원의 대출을 취급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출금이 유용된 정황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 10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나와 손 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혐의 관련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며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측은 “검찰 조사와 금감원 검사에 최대한 협조하고 있다”며 “재발방지를 위해 여러가지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