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공매도’ 글로벌 투자은행 추가 기소
법인·자산운용사, 트레이더 등
검찰 “시장 교란, 투자자 손해”
검찰이 무차입 공매도를 남발한 혐의로 글로벌 투자은행(IB)과 자산운용사를 재판에 넘겼다.
15일 서울남부지방검찰청 불법 공매도 수사팀(팀장 김수홍 부장검사)은 글로벌 투자은행 공매도 사건을 수사해 글로벌 투자은행인 A 법인과 외국계 자산운용사 B 법인, B 법인 소속 트레이더 C씨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사는 지난 2021년 9월부터 2020년 5월까지 소유하지 않는 국내 주식 57만3884주(183억원 상당)를 2만5000여회에 걸쳐 무차입 공매도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A사 소속 트레이더들은 시스템상 A사 법인 전체의 주식 잔고가 부족한 것을 통지받고서도 복수의 거래단위 운영을 핑계로 공매도를 장기간 반복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날 양벌규정에 따라 A 법인도 기소했다.
자산운용사 B사 소속 C씨는 지난 2019년 10월 미공개된 SK하이닉스 주식의 블록딜 매수 제안을 받은 이후 블록딜 가격을 하락시킬 목적으로 매도스왑을 통해 SK하이닉스 주가를 인위적으로 떨어뜨린 혐의를 받는다.
C씨는 이를 통해 최초 제안가 보다 인하된 가격(7만8500원→7만7100원)으로 매수 합의를 하고 이후 무차입 공매도해 35억원 상당의 이익을 취득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블록딜 당사자만 독점하고 있는 대규모 주식 거래 정보를 이용한 시세조종 매도스왑 주문, 무차입 공매도 행위 등을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기소했다”며 “국내 주식시장질서를 교란하고 투자자들에게 손해를 야기한 외국 금융투자업자와 외국인 투자자에게도 우리나라 자본시장법이 엄정하게 적용됨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밝혔다.
한편 불법 공매도 수사팀은 지난 3월 무차입 공매도를 남발한 혐의로 HSBC 홍콩법인과 소속 트레이더 3명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한 바 있다. 이후 불법 공매도 배후에 글로벌 자산운용사가 있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했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