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전형 선택 주의점
합격선 비슷한 대학, 당락 갈리는 이유
전형·평가 요소 따라 지원자층·합격선 갈려 … 전형 방법 꼼꼼히 비교해야
합격선이 유사한 대학은 어디를 지원해도 결과가 비슷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대학별 모집요강을 찬찬히 뜯어보면 대학마다 전형 요소의 차이가 있음을 알게 된다. 그만큼 자신에게 맞는 대학과 전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학별 모집 요강을 바탕으로 어떻게 결정하면 좋을지 알아봤다.
수험생 중 상당수가 평균 합격자 성적대가 높은 대학 혹은 시중에서 떠도는 대학 선호도대로 합격이 결정될 것으로 오해한다. 하지만 따져보면 전형에 따라 대학별 합격자 성적이 뒤바뀌는 경우가 많다.
대학별로 전형 요소나 평가 방식에 차이가 있다 보니 지원자층 역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원 가능한 대학 또는 지원하고 싶은 대학의 전형을 비교 분석해 강점을 잘 살릴 전형을 찾아야 한다. 서강대 성균관대 한양대의 ‘2026 대학입학전형시행계획’을 토대로 수시·정시전형을 비교해보았다. 단 논술고사, 종합전형 서류 평가와 관련한 내용은 2026 시행계획에 소개되지 않아 2025학년 모집 요강을 참고했다.
전형에 따라 대학별 합격자 성적이 뒤바뀌는 경우가 많다. 대학별로 전형 요소나 평가 방식에 차이가 있다 보니 지원자층 역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대학의 전형을 비교·분석해 강점을 잘 살릴 전형을 찾아야 한다.
◆2026 교과전형, 서강대 성균관대 재학생만 지원·성균관대 한양대 정성 평가 반영 = 서울 주요 대학은 교과전형을 학교장추천전형 위주로 운영한다. 서강대 성균관대 한양대 모두 학교장 추천을 받아야 하고 서강대와 성균관대는 졸업 예정자만 지원할 수 있다. 서강대는 학생부 100%를 정량적으로만 평가하지만 성균관대는 학생부 정량 평가 80%, 정성 평가 20%, 한양대는 학생부 교과 90%와 교과 정성 평가 10%를 반영한다(표).
서강대는 정량 평가 100%이므로 지원 학과와 관련한 과목 선택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대학별 환산 점수가 높은 학생이 무조건 유리하다. 반면 성균관대와 한양대는 과목 선택이나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세특) 등을 정성 평가로 반영한다. 특히 교과전형은 지원자의 성적에 큰 차이가 없어 정성 평가 반영 시 영향력이 생각보다 클 수 있다.
성균관대는 학생부 성적 반영 시에 주요 과목은 A군, 그 외 과목은 B군으로 구분해 등급별 환산 점수에 차이를 뒀다. 즉 A군과 B군에 속한 과목의 등급이 모두 2등급이더라도 A군은 96점, B군은 98점으로 환산 점수가 다르다. 성균관대는 주요 과목의 등급이 상대적으로 높다면 환산점수가 더 높아지는 구조다.
한편 교과전형은 최저 기준 충족 여부도 매우 중요하다. 서강대는 3개 각 3등급으로 고른 등급을 받아야 하지만 성균관대는 의예과를 제외한 모집 단위에서는 탐구 2개 과목을 각각 1과목으로 간주하므로 탐구에 강점을 지닌 학생에게 최저 기준 부담이 덜하다. 교과전형으로 서강대 성균관대 한양대를 염두에 둔다면 정량적인 등급 성적의 영향력이 큰 대학은 서강대, 정성 평가의 영향력이 큰 대학은 성균관대임을 알아야 한다. 따라서 전년도 합격선에 다소 부족하더라도 주요 과목의 성적이 좋고 학생부 기록이 뛰어나면 정성 평가를 반영하는 성균관대와 한양대도 도전해볼 수 있다.
◆2026 종합전형, 면접 유무 확인 필수·한양대 추천형은 최저 기준 적용 = 서강대와 달리 성균관대와 한양대는 종합전형을 세분해 선발한다. 성균관대는 서류형인 융합형과 면접형으로, 한양대는 학교장 추천을 받아야 하는 추천형과 서류형 면접형으로 구분해 선발한다.
허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연구원은 “한양대는 종합전형에서 추천형을 신설해 의예과를 제외한 전 모집 단위에서 3개 합 7의 최저 기준을 적용한다”며 “2025 수시 모집 결과 높은 최저 기준으로 최저 기준을 충족하면 합격 가능성이 높아질 거라는 기대감이 반영돼 경쟁률이 높았다”고 말했다.
성균관대와 한양대 면접형은 단계별 전형으로 1단계 서류 평가로 선발한 지원자를 대상으로 면접 30%를 반영한다. 따라서 면접이 있는 전형을 지원할지, 서류형으로 지원할지 결정해야 한다. 면접도 학생부 기반 면접인지, 제시문 기반 면접인지에 따라 수험생이 느끼는 부담 정도는 다르다.
진수환 강원 강릉명륜고 교사는 “전년도 합격 사례를 보면 종합전형에서는 면접으로 합격자가 뒤집힌 경우가 꽤 많다”며 “자신을 내세울 기회이므로 부담스럽게만 여기지 말고 잘 활용하는 것도 합격 확률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서류 평가 항목이나 반영 비율은 대학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학업 역량과 자기 주도 역량, 탐구 역량 등을 의미 있게 평가한다. 따라서 종합전형에서는 최저 기준 적용 여부와 면접 여부, 그리고 전년도 합격선이나 충원율, 본인 고교 졸업생의 종합전형 결과 등을 고려해 지원 대학을 추려야 한다.
고교에서 했던 활동이나 역량을 면접에서 잘 드러낼 수 있다면 면접형을, 최저 기준인 3합 7을 충족할 수 있고 학교장 추천을 받을 수 있다면 한양대 추천형을 고려해볼만하다. 한양대와 성균관대는 서류형과 면접형으로 나뉘어 있고 그에 따라 모집 단위도 다를 수 있으므로 지원 시 잘 살펴야 한다.
◆2026 논술전형, 수리 논술 과목 차이 뚜렷·한양대 종합 평가 10% 반영 = 2026학년 논술전형에서 가장 큰 변화는 한양대의 최저 기준 적용이다. 한양대는 2025학년에 자유전공인 한양인터칼리지학부만 최저 기준을 적용하고 그 외 모집 단위는 최저 기준을 적용하지 않았다. 때문에 경쟁률이 매우 높았다. 그러나 2026학년에는 최저 기준을 전 모집 단위에 적용한다. 서강대는 2025학년에 논술 80%, 학생부 교과 10%, 학생부비교과(출결) 10%를 반영했지만 2026학년에는 논술 100%로 변경했고 한양대는 논술 90%, 학생부 종합 평가 10%를 반영한다.
논술전형은 계열별 논술 유형과 출제 교과목을 살펴야 한다. 현재 2026 대입전형시행계획에서는 논술 시험 과목을 발표하지 않았다. 2025학년 기준으로 살펴보면 성균관대는 자연 계열의 수리 논술이 ‘수학’ ‘수학Ⅰ·Ⅱ’로, ‘미적분’ ‘기하’ ‘확률과 통계’에 대한 부담이 없어 경쟁률이 높게 나타났다. 또한 상경계열에서 인문 논술과 함께 수리 논술 실시 여부도 고려해야 한다. 3개 대학 중 한양대 상경계열은 인문 논술과 수리 논술을 함께 보는데 2025학년 상경계열 수리 논술에서 ‘미적분’ ‘기하’ ‘확률과 통계’를 출제 교과목으로 발표해 인문계열 학생들에겐 부담스러웠다.
◆2026 정시전형, 수능 영역별 반영 비율 차이 커·한양대 정시에서 학생부 종합 평가 = 정시도 영역별 반영 비율, 영어 등급 간 점수 차이에 따라 지원자층이 달라질 수 있다. 보통은 한양대처럼 계열별로 영역별 반영 비율을 달리 하지만 서강대와 성균관대는 수학에 더 높은 반영 비율을 두는 유형과 국어에 더 높은 반영 비율을 두는 유형으로 세분해 선발할 예정이다. 서강대는 계열 구분 없이 A유형(국어 36.7%, 수학 43.3%, 탐구 20.0%)과 B유형(국어 43.3%, 수학 36.7%, 탐구 20%)으로, 성균관대는 계열별로 A와 B로 유형을 구분했다.
다만 지원자에겐 유형 선택권이 없다. 지원하면 대학에서 자체적으로 A유형과 B유형에 따른 환산 점수 중 더 높은 점수를 반영한다. 서강대와 성균관대의 정시 반영 방법은 다양한 지원자층을 확보해 경쟁률을 높일 전망이다. 정시에서 서강대 성균관대 한양대를 생각한다면 탐구보다 국어 수학에 강점을 지녔을 경우 서강대가 유리하다.
성균관대는 계열별로 A유형과 B유형으로 나뉘어 있어 국어 수학탐구 중 어디에 강점이 있어도 유불리가 없다. 다만 인문은 국어와 수학, 자연은 수학과 탐구 성적이 좋다면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 한양대는 세 대학 중 상대적으로 탐구의 반영 비율이 높은 편이다. 성균관대는 2026 정시 영어 환산 점수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영어의 영향력이 가장 적은 대학은 서강대다.
김기수 기자·민경순 내일교육 리포터 helleala@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