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수금 3억원 빼돌린 강남서 경찰 구속심사
도박 압수물 관리하던 경사
3개월 3명 ‘비위’ 직위해제
서울 강남경찰서 소속 경찰이 압수물을 관리하면서 수억원대 현금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심사를 받는다. 강남서는 최근 3개월 사이 소속 경찰 3명이 비위 혐의로 직위에서 해제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17일 경찰에 따르면 강남서는 지난 15일 범죄예방대응과 소속 A 경사에 대해 절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 경사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은 17일 오후 3시 서울중앙지방법원 남천규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
경찰에 따르면 A 경사는 올해 6월까지 수사과 수사지원팀에서 압수물 관리를 담당하면서 도박 사건으로 압수한 현금 3억원을 수차례에 걸쳐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최근 압수물 현황을 파악하다 현금이 빈 것을 확인하고 같은 서에 있던 A 경사를 지난 14일 오후 긴급체포했다. 이후 15일 그를 직위해제했다.
A 경사는 가상자산에 투자했다가 손해가 나자 압수 현금에 손을 댄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사건 관련해 “매우 엄정하고 철저하게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최근 3개월 사이 강남서에서는 비위 혐의로 3명의 경찰이 직위해제된 바 있다.이달 초에는 지난해까지 생활질서계에서 근무한 B 경위가 관내 유흥업소 관계자로부터 금품을 받은 의혹으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수사를 받자 직위해제됐다. 검찰은 이달 4일 B 경위가 근무하던 범죄예방대응과를 압수수색했다.
지난 8월에는 수사과 소속 C 경위가 가상자산 사건을 수사하다 관련자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서울남부지방검찰청 수사를 받자 직위해제됐다.
강남서 한 간부는 “복무기강 관련해 지속적으로 교육을 하고 결과도 확인하고 있는데 이번 사건이 발생해 곤혹스럽다”고 밝혔다.
또 다른 경찰은 “과장(경정)은 1년에 한 번씩 원칙적으로 보직 변경을 하고 2년 이상은 같은 경찰서에 근무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며 “경감은 최장 5년, 경위 이하는 기간 규정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강남서에만 직원이 930여명이 된다”면서 “아무래도 강남은 다루는 금액이 크다 보니 유혹이 더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강남권 한 경찰 간부는 “있을 수 없는 사건이 발생했다”며 “개인비리 문제도 있지만 압수물의 경우 확인해야 하는데, 관리문제도 살펴봐야 한다”고 밝혔다.
박광철 서원호 기자 pkcheol@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