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두 번째 재판에서 불구속 상태로 재판받게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서울남부지방법원 형사합의15부(양환승 부장판사)는 16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 위원장 공판준비기일을 열고 보석 심문을 진행했다.

김 위원장은 법정에서 “검찰에서 계속 ‘카카오측’이라며 내가 하지도 않은 수많은 것들을 이야기하는데 그 부분이 답답하다”며 “물론 재판에서 충분히 소명하고 변론할 것이지만 억울한 상황이라는 점을 참작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보석을 호소했다.

앞서 7월에 구속된 김 위원장은 지난 10일 재판부에 보석을 청구했다. 김 위원장측 변호인은 “이 사건 지분 매입은 1년 반 전에 이뤄졌고, 짧은 시간 동안 급격한 상황 변화가 일어났다”며 “피고인들이 직접 기억과 증거를 확인하며 사실관계를 상기하는 것이 방어권 보장 차원에서 중요하다”고 보석 청구 이유를 밝혔다.

검찰은 “피고인은 카카오의 최종 의사결정권자”라며 “증인들이 대부분 카카오그룹의 임직원들인데 피고인이 석방되면 그들에게 진술 회유 압박을 가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반대 의견을 밝혔다.

법원은 보석이 청구되면 7일 이내에 피고인과 검찰의 의견을 듣고 보석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한편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금융조사2부(장대규 부장검사)는 지난 8월 김 위원장 등이 2023년 2월 공개매수와 물량소진 주문, 종가관여 주문 등 방법으로 553회에 걸쳐 2400억원을 동원해 SM 주식을 매입한 위법이 있다며 기소했다. 또 관련자들이 주식 대량 보유 보고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