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윤·한 기대 없다…지지율 20%대 붕괴” 총력전
회동에 기대했던 민심 지지율 향방에 주목
“콘크리트 지지율 붕괴해야 한 대표 결단”
이재명-한동훈 회동에도 “기대 많지 않아”
다음달 2일 장외투쟁 … “뜨거운 겨울 될 듯”
“예상보다 더 안 좋았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의 회동에 대한 더불어민주당의 평가다. 그러면서 ‘현 정국을 정면으로 돌파하려는 의지가 없다’는 점을 명확히 확인했다는 게 결실이라며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22일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어제 윤-한 회동이 별 성과 없이 끝날 것으로 예상은 했지만 최소한 ‘서로 대화를 잘했다’거나 서로 ‘수용하려는 자세를 보였다’거나 등의 미사여구라도 나올 줄 알았는데 한 대표가 예정됐던 브리핑도 하지 않을 정도로 최악의 회동이었다”면서 “이렇게 되면 민주당도 윤 대통령과 여당의 입장이 확인됐고 기대가 사라졌다고 할 수 있겠다”고 했다.
이날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더니, 국민의 눈높이에 한참 못 미치는 맹탕 면담이었다”며 “윤 대통령은 ‘김건희 방탄’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한 대표는 회동 전에 ‘이대로 가면 다 죽는다’로 말했는데, 이제 한 대표도 결단해야 한다”며 “김건희 특검을 거부하면 윤석열 김건희 부부와 같이 죽을 뿐”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이후 여론 향방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20%대에 7개월째 머물러 있는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무너질 경우엔 한 대표가 결단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민주당 모 최고위원은 “윤석열-한동훈 회동을 확인한 국민들 입장에서는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다고 볼 것이고 이제 20% 콘크리트 지지율이 무너지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면서 “한 대표가 앞으로 민주당이 요구하는 민생 문제나 특검을 수용하기는 어려울 텐데 대통령 지지율이 무너지게 되면 선택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 몰릴 것”이라고 했다. 이어 “결국 한동훈 대표의 결단이 필요하고 여당내부의 변화가 있어야 특검이든 둬든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한 대표를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여론뿐”이라고도 했다.
그는 또 “이재명 대표가 한동훈 대표와의 회동을 제안한 것은 정무적, 전략적 고려라기보다는 원론적인 차원에서 즉흥적인 것으로 보인다”며 “이 대표 역시 한 대표와의 회동에서 특별한 것을 얻을 수 있다고 기대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재명 대표의 한 측근 인사 역시 “이 대표는 한 대표와 만나면 좋다는 입장이지 꼭 뭔가를 합의하거나 얻어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단 하나의 민생 정책이라도 합의할 수 있다면 좋지 않겠느냐는 입장”이라고 했다.
따라서 민주당은 이-한 회동에 집중하기보다는 ‘명태균 게이트’와 관련한 내용을 공개하고 환기시키면서 여론전을 펼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강혜경씨의 진술과 녹음파일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강씨는 명씨의 여론조사회사에서 일했고 명씨와 김건희 여사 도움으로 공천을 따낸 것으로 알려진 김영선 전 의원의 보좌관(총무담당)이었다.
남아있는 국정감사, 예산심사 등 정기국회 일정뿐만 아니라 검사 탄핵 청문회 등을 통해 김건희 여사 의혹을 집중 조명하고 국민들에게 호소하는 방안에 주력할 예정이다.
박 원내대표는 “여론조작, 공천개입, 국정농단 의혹들이 하루가 멀다고 터져 나오는데도 특검을 하지 말자는 것은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을 제보한 강혜경씨가 어제 국회에 출석했는데, 강씨는 (김 여사가) 명태균씨와 영적 관계를 맺으며 국정을 농단해 왔다고 고발했다”고 했다. “김 여사의 사과나 활동 자제, 인적 쇄신, 제2부속실 설치, 특별감찰관 따위로 문제를 덮을 수 있다고 믿는다면 오판”이라고도 했다.
다음 달 2일 민주당은 장외투쟁을 갖고 김건희 특검법 수용을 요구하면서 국정감사 기간에 터져 나온 명태균 게이트 등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의혹들을 강하게 규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김건희 규탄 범국민대회’가 정기적인 장외집회의 시작이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민주당은 지난 18일 의원 전원 명의의 성명에서 “롱패딩을 준비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진보 성향 시민단체의 연대 가능성도 제기된다. 9일로 예정된 양대 노총의 전국노동자대회와 맞물려 있기도 하다. 앞의 모 최고위원은 “올 겨울은 뜨거운 겨울로 보낼 것 같다”고 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