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개월 미정산 사태를 빚고 있는 배달대행 서비스 ‘만나플러스’ 운영사가 경찰에 이어 검찰 수사를 받게될 전망이다.

만나플러스 미정산 피해자들로 구성된 ‘만나플러스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23일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만나플러스 운영사인 만나코퍼레이션 조양현 대표를 사기와 횡령 혐의로 고소·고발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비대위는 피해자 600여명을 대신해 고소·고발장을 남부지검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만나플러스 미정산 피해자 일부는 운영사 소재지 관할인 서울 구로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한 바 있다. 구로서 수사과 관계자는 “고소·고발이 접수돼 수사가 진행 중”이라며 “추가되는 사건도 받아서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피해자들과 업계에 따르면 만나플러스는 식당업주의 예치금을 미리 받은 뒤 실제 배달이 이뤄지면 배달라이더(배달원)와 총판에 배달료와 수수료를 포인트로 지급해 줬다. 그리고 적립된 포인트는 필요할 때마다 출금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포인트 정산이 올해 2월부터 제한되다가 지난 7월 전면 중지됐다.

비대위는 지난해 12월 이미 만나코퍼레이션이 마이너스 47억6000만원의 자본잠식 상태였는데 이를 숨기고 선불금을 받아 사업을 이어왔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이 선불금을 사무실 운영비와 조 대표 개인 생활비 등에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미정산이 본격화된 올해 5월부터 라이더 산재고용보험료가 20억원 미지급된 사실이 확인됐다”며 “임금체불과 4대 보험료 체납은 동시에 벌어지는 경우가 많아 미정산 총액은 600억원 수준일 것”이라고 밝혔다.

비대위 고소를 대리하는 조정윤 법무법인 대건 변호사는 “티몬·위메프와 같은 구조로, 지불 능력이 없는데도 돌려막기식으로 사업을 수행했다면 사기죄가 성립된다”며 “현재 피해자 450여명이 고소·고발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변호사는 그러면서 “플랫폼 로그인이 막혀 정확한 피해금액이 산출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만나플러스 관계자는 “전자금융법 개정에 대비해 연초에 시스템 개발·보완을 하면서 유동성 문제가 생겼다”며 “자체 파악한 미정한 금액은 40억원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표와 경영진이 사태 수습에 의지를 갖고 있다”며 “미수채권을 상계 처리하거나 자산 처분, 사업권 양수도를 통해 자금을 확보해 11월까지 미정산을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