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종 보호로는 생물다양성 손실 억제 한계”
제16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 … 영국 국립자연사박물관 “보호구역에서 더 빨리 감소”
제16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COP16)가 11월 2일(현지 시각 11월 1일)까지 콜롬비아 칼리에서 열리는 가운데 특정 종을 보호하는 방식으로는 생물다양성 손실을 막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생물다양성협약은 1992년 리우 정상회의에서 ‘생물다양성 보전’ ‘유전자원 이용으로 발생하는 이익의 공정하고 공평한 공유’ 등을 목적으로 채택된 유엔환경협약이다. 유럽연합을 비롯해 196개국이 당사국이다.
25일 영국 국립자연사박물관(NHM)은 우리의 예상과 달리 보호 구역에서 생물다양성이 더 빨리 감소한다고 경고했다. 단순히 더 많은 지역을 보호 구역으로 지정하는 일만으로는 자연 손실에 대한 30×30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2022년 채택된 쿤밍-몬트리올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에는 2030년까지 육지와 물의 30%를 보전한다는 목표가 담겼다.
자연사박물관의 분석에 따르면, 보호 대상이 아닌 주요 지역 내에서는 2000년부터 2020년까지 생물다양성이 평균 1.9% 감소했다. 반면 보호 대상 지역 내에서는 2.1% 줄었다. 가장 중요한 생태계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역 내의 생물다양성이 더 빠르게 감소한다는 분석이다.
이번 연구는 자연사박물관이 개발한 인간의 압력에 대한 반응으로 생물다양성 건강을 백분율로 평가하는 생물다양성 온전성 지수(BII)를 활용했다. 이 분석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생물다양성 보전율은 2000년 61.26%에서 2020년 59.37%로 1.88%p 감소했다.
연구진은 “많은 보호 구역이 전체 생태계를 보존하도록 설계되지 않고 관심 있는 특정 종을 보전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전체적인 생물다양성 온전성을 유지하는 게 우선순위가 아니다”라며 “단순히 특정 종 등에 중심을 맞춘 정적인 지역 지정을 넘어서야 한다”고 경고했다.
영국 런던의 자연사박물관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권위 있는 생물다양성 등 자연사 연구기관 중 하나다. 표본 8000만점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