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30만명 투약 분량의 마약을 국내로 들여와 유통시키려한 일당 4명을 검거했다.

서울 강남경찰서 형사2과는 29일 필로폰 케타민 등 마약을 국내로 밀반입해 유통시킨 A씨 등 4명을 검거해 마약류관리법 위반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향정) 혐의로 구속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 일당은 30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필로폰 6.64kg과 케타민 803g(35억원 상당)을 필리핀에서 한국으로 4차례에 걸쳐 들여와 이 중 일부를 유통시킨 혐의를 받는다.

A씨는 가족여행을 가장해 아내와 자녀를 대동한 채 필리핀으로 가 현지에서 마약이 담긴 배낭을 전달받아 국내로 들여온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이후 국내 유통책인 B씨 등을 통해 마약을 1g씩 소분해 운반책이 공급하도록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렇게 소분된 마약은 일명 ‘던지지 수법’으로 서울과 경기, 충청 등 주택가를 통해 투약자에게 전달됐다.

경찰은 지난 9월 초 한 투약자의 자수를 계기로 수사에 착수해 공급·운반책을 검거했다. 이 과정에서 71곳의 마약 은닉 장소를 확인하고 이 중 58곳에서 마약을 회수했다.

경찰이 압수한 마약은 필로폰 3.18kg과 케타민 803g으로 14만명 투약분(18억원 상당)이다.

경찰은 “검거된 4명의 밀반입·유통책은 ‘고액 아르바이트’ 광고를 통해 모집돼 서로 단절된 상태였다”며 “텔레그램 대화방 운영자인 총책으로부터 직접 지시를 받아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자진 출석해 마약 투약 사실을 밝힌 유흥업소 접객원에 대해서는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를 적용, 불구속 송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상선과 운반책, 매수·투약자를 계속 검거하고 범죄수익금의 향방을 추적하는데 수사를 집중할 계획”이라며 “밀반입 수법에 대해서는 관세청 등과 공유해 공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관세청은 올해 상반기 국경단계 마약밀수 단속을 통해 362건 298kg의 마약을 적발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밀수 경로별로 보면 국제우편이 191건(100kg)으로 53%를 차지했고 특송화물이 86건(114kg) 24%를 보였다. 여행자 경로 적발은 82건(56kg)으로 22%를 차지했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