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으로 간 ‘유출논란’ 연세대 논술
재판부 “11월 15일 전에 결정할 것”
연세대 2025학년도 수시모집 자연계열 논술시험의 공정성 훼손 여부를 놓고 대학과 수험생측이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였다.
서울서부지방법원 민사합의21부(전보성 부장판사)는 29일 수험생 18명이 학교를 상대로 낸 논술시험 효력정지 가처분 첫 심문기일을 진행했다.
수험생측 소송대리인은 “이 시험은 다른 시험을 보지 않고 100% 논술로 뽑는 것이기 때문에 수능과 맞먹는 관리가 필요하다”며 “그 정도의 관리가 없었다면 공정성이 침해돼 효력정지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감독관이 사전에 시험지를 배포했고 시험 시작 전 이에 노출된 학생들이 시험 문제 정보를 유출했다”며 “허술한 관리·감독으로 공정성이 침해당했기 때문에 재시험을 이행하는 결정을 내려달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연세대측은 시험 과정에서 공정성이 훼손될 정도의 행위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연세대측 소송대리인은 “객관적인 자료에 비춰보면 약간의 실수가 있었지만 시정됐다”며 “신청인의 주장처럼 만약 일부에게 유출되는 부정행위가 있었다고 하면 누구에 의해 이뤄졌는지 등을 확인해 조처하면 되는 문제”라고 말했다.
아울러 재시험 주장에 대해 “재시험 실시 여부는 사립 교육기관인 연세대가 광범위한 재량에 의해 결정해야 할 사항”이라면서 “무엇보다 성실하게 규정을 지켜 자신의 실력대로 시험에 임해 합격 점수를 얻은 수험생들이 재시험을 보면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보게 된다”고 했다.
또한 양측은 시험지 배부 실수 사건과 관련해서도 시간부터 회수 시간, 당시 관리·감독 상황 등 사실관계에 대한 의견이 달랐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 “결과적으로 그날 있었던 타임라인에 대한 사실관계 확정이 필요하다”며 추가 소명을 요구했다.
재판부는 양측의 추가 자료 등을 받아 검토한 뒤 11월 15일 이전에 가처분 신청에 대한 결론을 내리겠다는 방침이다. 올해 수능 시험일은 11월 14일이다.
지난 12일 연세대 수시모집 자연계열 논술시험이 치러진 한 고사장에선 감독관의 착각으로 문제지가 시험 시작 1시간여 전에 배부됐다가 회수되는 사건이 벌어졌고 이 과정에서 문제 내용이 유출됐다는 논란이 일었다.
한편 연세대 수시모집 논술 시험문제 유출 논란을 수사 중인 경찰은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를 압수수색했다.
29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전날 오전 서울 강남구에 있는 디시인사이드 본사를 압수수색해 커뮤니티 게시물 작성자의 인터넷 프로토콜(IP) 등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장세풍·이재걸 기자 sp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