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특별감찰관 관철”…김 여사 직접 언급은 자제

2024-10-31 13:00:16 게재

4대 개혁 등 정부 성과 열거하며 “당정 시너지 높여야”

친윤계 “대통령 심사숙고 중, 시간 두고 기다릴 필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특별감찰관 관철’ 방침을 재확인했다. 다만 공식 회견문에선 김건희 여사를 직접 언급하지 않는가 하면 4대 개혁 등 현 정부 성과를 거론하면서 확전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 대표 간 갈등에 대해 최근 여당 중진들이 나서 우려를 표명한 데다 임기반환점을 앞두고 대통령의 일부 쇄신 조치가 있으리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을 고려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한 대표는 30일 국회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지금 문제를 해결하고 극복하지 않으면 우리에게 다음은 없다”면서 “국민이 우려하는 지점에 대해 과감하고 선제적으로 해결책을 제시하고 관철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특별감찰관에 대한 질의에 한 대표는 “중요한 건 정부여당이 국민의 걱정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반응하고 변화와 쇄신의 주체가 되기 위한 새로운 입장을 보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특별감찰관 제도 추진은 큰 의미가 있다”며 관철 의지를 피력했다.

31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민생에 집중하기 위해 미래의 비위를 예방할 특별감찰관을 지금 임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다만 한 대표가 공식 회견문에서 김 여사 문제를 직접 거론하지 않고 “최근 드러난 문제” “국민이 우려하는 지점” 등으로 표현하는 등 확전은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친한계로 꼽히는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30일 내일신문과 통화에서 “할 얘기는 그동안 다 했고 (회견문에서) 추상적으로 표현했지만 충분히 이해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11월 10일을 전후해서 (대통령실이 인적 쇄신 등) 발표를 한다고 하고, 친윤계 의원들이 얘기하는 것을 보면 그런 움직임이 있기 때문에 거기에다 너무 닦달하는 것도 그렇다”고 말했다.

한 대표가 ‘너무 닦달하지 않는’ 모드를 취한 것은 다음달 10일 임기반환점을 앞둔 윤 대통령이 국정동력 확보를 위해 쇄신책을 내놓으리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 의장은 29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사회복지 봉사 활동 이외의 활동은 자제한다든지 그런 고민을 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지난 21일 한 대표가 김 여사와 관련해 ‘대외 활동 중단·대통령실 인적 쇄신·의혹 규명 협조’ 등 3대 조치를 요구한 것과 관련해 대통령실이 즉각적인 수용 의사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시간을 두고 관련 조치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친윤계 강명구 의원은 30일 통화에서 “대통령실에서 ‘경청하고 있고 심사숙고하고 있다’라는 정도의 메시지가 나왔다는 것은 지금 겉으로는 크게 드러나 있지 않지만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면서 “일국의 대통령께 제안 드리고 요구한 거니까 차분하게 좀 기다려보면 좋지 않겠나 이런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면 차별화 효과를 노릴 수는 있지만 끝없이 확전하다가는 자칫 공멸의 길로 갈 수 있다는 부담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여당 중진들도 공동 입장문을 내고 화합을 촉구한 바 있다.

지난 29일 권영세 의원, 김기현 의원, 박형준 부산시장, 오세훈 서울시장은 조찬 간담회를 가진 뒤 “국민의 인내심이 한계에 도달하기 전에 정부여당다움을 회복해야 한다”는 입장문을 냈다. 이들은 입장문을 통해 대통령실에는 ‘결자해지’를, 당에는 ‘갈등 심화가 아닌 소통’을 주문했다. 아울러 “더 이상의 혼란은 없어야 한다. 보수정당답게, 여당답게 중심을 지켜야 한다”면서 “통합의 정신과 합리적 대화의 복원에서 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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