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부당대출 혐의’ 우리은행 전 부행장 구속
현직 본부장은 영장 기각
법원이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에 대한 ‘부당대출’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우리은행 전 부행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정원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달 31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를 받는 성 모 전 우리은행 부행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하고 “증거를 인멸할 염려와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함께 심사를 받은 강 모 현직 본부장에 대해서는 “범죄사실 일부에 대해 다투고 있어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고 주거가 일정하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덧붙여 “다른 공범들과 특별한 인적 관계에 있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증거인멸이나 도망의 염려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
검찰 등에 따르면 이들은 2020년에서 2022년 사이 우리은행 본점에 근무하면서 손 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승인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성 전 부행장은 지난해 퇴직해 현재 우리은행 관계사 대표를 맡고 있다. 강 본부장은 대기발령 상태다.
앞서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금융조사1부(김수홍 부장검사)는 지난 8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손 전 회장 친인척 관련된 350억원대 부당대출 검사 결과를 통보받아 수사를 벌여왔다.
지난달 15일에는 부당대출을 주도한 혐의(특경법 배임·수재)를 받는 임 모 전 본부장을 구속기소했다. 지난 9월 24일에는 손 전 회장의 처남 김 모씨를 아내 명의 법인을 통해 부동산을 매입하면서 거래금액을 부풀려 우리은행으로부터 과도하게 대출을 받은 혐의(사문서위조·위조사문서행사·특경법상 횡령)로 구속기소했다.
전현직 임원이 잇따라 구속되자 우리은행은 곤혹스런 분위기다. 하지만 별도의 입장을 내지는 않았다.
지난 8월 우리은행측은 사건이 불거지자 “자체 검사(1~3월)를 실시해 부실 발생 책임이 있는 임직원 8명에 대해 면직 등 엄정한 제재조치를 취했다”며 “부실여신 취급 관련해서는 사문서 위조와 배임 등 혐의로 수사당국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대규모 대출이 이루어진 경위를 수사하는 한편 손 전 회장을 비롯한 당시 경영진이 대출에 관여했는지도 확인하고 있다. 손 전 회장은 지난 2017년 우리은행장에 취임했고 2019년 1월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을 겸임한 뒤 2023년 3월 퇴임했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