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에 빗물 저장해 침수예방
서울시 시범사업 시작
극한호우 시 빗물 분산
서울시가 도시침수 예방을 위한 옥상빗물담기 사업을 시작한다.
시는 반복되는 이상기후와 극한호우를 대비해 건물 옥상에 빗물을 담아 침수를 예방하기 위한 ‘월류형 배수홈통 설치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고 4일 밝혔다.
월류형 배수홈통은 건축물 옥상 배수구에 설치해 배수관으로 흘러내리는 물의 양을 줄인다. 극한·집중 호우 시 최대 10㎝ 높이의 빗물을 옥상에 일시 저장하는 장치다. 지표로 흐르는 빗물량을 줄이고 하수관의 통수 부담도 줄일 수 있다.
시는 우선 공공 건축물 중심으로 시범 사업을 추진하고 관련 전문가 의견을 토대로 가이드라인을 제작해 민간 건축물까지 배수홈통을 확대할 계획이다.
도심지 모든 건축물이 설치 대상은 아니다. 시와 자치구에서 침수취약지역 일대 건축물을 대상으로 구조, 허용 적재하중, 방수설비 등을 검토해 옥상에 빗물 저류가 가능한지를 판단한 후 설치를 진행한다.
최근 5년간 누수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고 방수층 균열 및 탈락 등이 발견되지 않은 건축물이어야 한다. 방수 보강이 필요한 경우 시공 비용을 지원할 계획이다. 최대 10㎝ 높이의 빗물 하중을 지지하기 위해 옥상 설계 하중이 제곱미터당 130㎏ 이상을 버틸 수 있는 건축물이어야 한다.
빗물을 분산 저장해 침수에 대비하는 방안은 이상기후로 인한 극한 호우가 잦아지면서 도입 필요성이 부상했다.
통상 50년간 최대 강수량으로 재난 대비를 해왔지만 최근엔 100년, 200년 간 최대치를 넘는 홍수가 발생하고 있다. 그렇다고 홍수 대응 시설을 한없이 증대시킬 수도 없다.
전문가들은 빗물을 분산 저장하는 저류조는 이 같은 극한 호우 상황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천문학적 비용이 들어가는 대심도 터널은 시간당 100㎜에 버틸 수 있게 만들되 추가 10㎜ 또는 20㎜에 해당하는 빗물은 건물 옥상, 학교 운동장, 공원 등에 분산 저장해 대응 가능한 총 강수량 수치를 높이는 전략이다. 태풍과 홍수 피해가 대규모로 일어나는 일본에서도 폭넓게 활용하고 있다.
안대희 서울시 물순환안전국장은 “강남역 일대 빗물 저류가 가능한 건축물(4875동)에 ‘10㎝ 월류형 배수홈통'을 설치할 경우 최대 8.34% 침수면적이 감소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