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비전에 내 사연이 나온다

2024-11-05 13:00:18 게재

성북구 ‘스마트 경로당’

매주 목요일 ‘추억다방’

“티브이를 통해서 내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하고 공유한다는 게 엄청 신기했어요. 오늘은 가수들도 함께 사연을 들어주니 더 신났죠.”

서울 성북구 경로당을 이용하는 한 주민이다. 매주 목요일 경로당에 설치된 커다란 화면 앞을 떠나지 않는 그는 “항상 즐기면서 수업을 듣는다”고 말했다. 성북구가 목요일마다 진행하는 원격 화상수업 이야기다.

성북구가 8개 경로당을 원격으로 연결한 스마트 경로당을 운영해 주민들 호응을 얻고 있다. 목요일이면 주민들 사연을 담은 노래를 들려주는 추억다방을 진행한다. 사진 성북구 제공

5일 성북구에 따르면 지난해 구축한 ‘스마트 경로당’이 노년층 주민들 여가복지 증진에 톡톡히 역할을 하고 있다. 성북구의 경우 전체 인구 가운데 19.5%에 달하는 8만2654명이 노인이다. 초고령 사회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는 셈이다. 구는 이같은 인구 특성을 고려해 노년기 주민들 일상과 여가를 챙기는 데 주력하고 있다.

8개 경로당을 엮어 원격으로 화상교육 과정을 진행하는 ‘스마트 경로당’이 대표적이다. 삼선동 실버복지센터에 설치한 스튜디오에서 매주 목요일이면 주민들 추억이 담긴 노래와 사연을 8개 경로당에 동시에 송출한다. ‘추억다방’이다.

노현태 강사가 매번 강좌를 구상하고 가다듬어 주민들과 만난다. 그는 “어르신들 사연에 웃기도 하고 때로는 눈물도 난다”며 “어떻게 하면 어르신들이 더 즐거워할지 고민하며 수업을 준비한다”고 전했다. 지난달에 주민들이 좋아하는 트로트 가수와 희극인을 특별히 초청해 함께한 이유다. 이들은 노현태 강사와 합을 맞춰 주민들에게 흥겨운 노래를 들려줬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어르신들이 첨단 기기에 익숙하지 않아 일상 생활에도 불편함이 있을 텐데 스마트 경로당 프로그램을 통해 그간 느꼈던 거부감을 즐거운 경험으로 상쇄했으면 한다”며 “주민들이 성북에서 수준 높은 여가복지를 누릴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살피겠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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