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유턴 신발업체 교부금 ‘환수’
지급된 교부금 20억여원
경영악화·보조금법 위반
부산시가 신발산업 부활을 위해 유치했던 기업의 보조금법 위반사실을 적발, 지급된 교부금 20억원에 대한 환수조치에 나섰다.
부산시는 7일 사상구에 위치한 신발제조업체 J사에 대해 보조금 교부결정을 전부 취소하는 내용의 법인 행정처분 공시송달 공고절차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시에 따르면 J업체는 직원 50여명이 근무하던 신발제조업체로 보조금법을 위반했다. 보조금법 제35조 제3항에는 보조금으로 취득한 중요재산은 해당 보조사업 완료 후에도 정부의 승인 없이 양도나 교환 대여를 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J업체는 건물을 무단으로 다른 업체에 빌려 준 사실이 발각됐다.
경찰은 2021년 5월쯤 수사에 들어가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검찰 기소에 따라 재판이 진행돼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고, 2023년 9월 최종 확정됐다. J업체에 지급된 교부금은 총 20억200만원이다. 지난 2016년 7월 15억2200만원이 1차로 지급됐고 2017년 12월 2차로 4억8000만원이 지급됐다. 교부금법 제30조에는 법령을 위반한 경우 보조금 전부를 취소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시는 법원 판결 확정 이후 J업체에 대한 현장방문과 처분사실 사전통지서 등을 보내며 지속적으로 접촉을 시도했지만 폐문부재 사유로 환수하지 못했다. 이번 공시송달 공고는 송달의 최후적 방법으로 공고한 날부터 2주 후에는 당사자에게 송달된 것으로 간주한다. 시가 공시송달을 공고했지만 전액이 환수될 지는 의문이다. 법인에 부과된 교부금인데 이미 폐업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다만 J업체에게 지급된 20억원 중 10억원은 이미 환수 조치된 상태다. 시에 따르면 J업체는 지난 2020년 경영악화로 중도사업포기 신청을 해 절반인 10억원을 환수했다. 따라서 현재 환수해야 할 금액은 10억200만원이 남았다.
부산시 관계자는 “법인 자체는 아직 살아있는 상태”라며 “계속 독촉하면서 환수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J업체는 북한 개성공단 폐쇄로 부산에 돌아온 대표적 유턴기업이다. 2016년 6월 부산시는 J업체와 부산공장 신축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사상구 모라동 1682㎡의 부지에 125억원을 투자해 공장을 신축하기로 했다. 2020년부터 1000억원 이상 매출을 기대했지만 경영악화로 중도 포기했다.
곽재우 기자 dolboc@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