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제약사 지난해 국내 임상 8729억원 투자
최근 5년간 15.9% 증가
1·2상 임상, 중증희귀 늘어
국내 진출한 글로벌제약사들의 지난해 국내 임상연구에 8729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15.9% 늘었다. 1·2상 임상뿐만 아니라 중증휘귀질환에 대한 연구투자도 증가추세다.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협회)는 국내에 진출한 31개의 글로벌제약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2024년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 R&D 비용과 연구인력에 대한 조사 결과 보고서’를 12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글로벌제약사가 2023년 국내 임상연구에 투자한 연구개발 총비용(해외 본사의 국내 R&D 직접 투자 비용 제외)은 약 8729억원으로 전년 대비 6.7% 증가했다. 2019년에서 2023년까지 최근 5년간 연평균 15.9%의 지속적 증가율을 보였다.
2023년 기준 글로벌제약사가 임상시험을 통해 국내 환자에게 지원한 임상연구용 의약품의 비용은 약 3208억원으로 집계됐다. 2023년에 진행된 임상연구는 전년 대비 7.7% 증가한 1723건이다. 최근 5년간 임상연구 건수 또한 연평균 2.9%로 성장하며 증가하는 추세다. 3상 임상시험의 수행 건수는 전년 대비 12.8% 상승한 644건으로 가장 많았다. 절차가 복잡하고 난이도가 높은 1~2상의 초기 임상시험 수행 건수도 최근 5년간 연평균 각각 14.5%, 7.9% 증가해 한국의 임상시험 역량이 질적인 측면을 포함해 글로벌 시장 속에서 인정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 글로벌제약사의 중증희귀질환에 대한 활발한 임상 연구와 지속적인 투자 확대도 확인됐다. 항암제 연구는 69.0%(975건), 희귀질환 연구는 13.5%(191건)를 차지했다. 항암제 연구(10.0%) 및 희귀질환 연구(35.3%)가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글로벌제약사의 국내 임상연구 투자는 국내 전문인력 창출과 제약산업 발전에도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R&D 활동 종사 인력은 2299명으로 2018년도 이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연구개발 인력 중 특히 임상연구 인력의 비중이 52.9%로 두드러졌다.
협회 소속 글로벌제약사들은 이외에도 국내의 제약사·연구소·국내병원 및 기타 단체와의 연구 개발을 위한 협약 등 다양한 공동연구개발을 추진하고 있었다. 또 국내 대학과 연구소 등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도 지속적 제공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동완 서울대학교병원 임상시험센터장은 “2024 KRPIA R&D 보고서는 글로벌제약사들이 한국에서 활발하게 임상연구를 진행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예시”라며 “최근 신기술이 도입된 다양한 임상시험이 시도되고 있으며 임상시험은 의료의 질을 향상시키고 환자들의 생존율과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도 이러한 선진화된 형태의 임상시험이 활발히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 조성 및 제도의 뒷받침이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협회는 “임상적 효과와 안전성이 확인된 글로벌 신약의 경우 치료가 절실한 환자들에게 보다 신속하게 제공될 수 있도록 급여나 약가 결정에 있어서도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