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 신용대출 신규 취급업체 절반으로 줄어

2024-11-13 13:00:31 게재

9월 기준 37곳 불과 … 취약층 자금조달 통로 막혀

대부업체 중에서 신규로 신용대출을 해주는 곳이 2년 만에 절반으로 줄었다. 저소득·저신용 등 취약계층들이 이용하는 대부업체들이 점차 문을 닫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불법사금융 근절을 위해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자금조달이 막힌 취약계층들이 불법사금융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을 만큼 제도권 금융의 문턱은 높아지고 있다.

상반기 은행권 가계대출이 20조원 넘게 늘어났지만, 2금융권에서는 12조원 넘게 줄어드는 등 한파가 거세다. 저축은행이 대출에 빗장을 계속 걸어 잠근 가운데 서민급전 수요는 카드·캐피털업계로 몰리고 있지만, 카드론과 리볼빙 금리는 고공행진 하는 실정이다. 대부업체들도 신규대출을 중단·축소하면서 불법사금융으로 내몰리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사진은 7월 14일 서울 시내에 부착된 카드 대출 관련 광고물. 연합뉴스

서민금융연구원이 12일 나이스평가정보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대부업권에서 신용대출 신규 취급업체는 9월 기준 37곳으로 나타났다. 2년 전인 2022년 7월 64곳에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신규 취급액은 9월 기준 1455억원으로 2년 전에 비해 70%가량 감소했다. 2022년 1월 4584억원에서 5월 5414억원으로 증가했지만, 이후 꾸준히 줄고 있다. 지난해 1월에는 655억원으로 급감했다. 특히 신용대출 잔액은 9월 기준 8조594억원으로 2022년 1월 10조2143억원에서 2조원 넘게 줄었다.

안용섭 서민금융연구원장은 “대부업체들이 신규 대출을 줄이고 기존 대출은 점차 회수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대부업체들의 자금조달 통로가 갈수록 좁아지면서 취약계층들은 불법사금융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12일 30대 여성이 사채업자에게 시달리다 어린 딸을 남겨둔 채 숨진 사건과 관련해 “금융당국은 서민금융지원 정책을 전면 재점검해 서민들이 불법 사채의 덫에 빠지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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