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앞 이재명 ‘집권 준비’자문단 잇단 출범

2024-11-14 13:00:03 게재

외교·안보, 경제, 정무 자문기구 출범

윤 정부 국정과 차별화·내부결속 기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역대 민주당정부에서 활동했던 인사와 당내 중진의원들이 참여하는 대규모 자문단을 잇따라 출범시키고 있다. 국정지지도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윤석열정부와의 차별화를 꾀하는 한편 내부결속을 통한 차기 준비라는 평가가 나온다.

발언하는 이해찬 상임고문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외교안보통일자문회의 출범식에서 상임고문을 맡은 이해찬 전 총리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민주당은 13일 국회에서 민주당 외교안보통일자문회의 출범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을 예고했다. 자문회의에는 이해찬 전 국무총리와 정세현, 이종석, 김연철 등 민주당정부 전 통일부 장관들이 상임고문으로 대거 참여한다.

이재명 대표는 “외교안보환경이 매우 급변하는 가운데 핵심은 자국중심주의, 실리주의인데 현 정부는 편향·이념에 중점을 둔 외교로 지평이 축소됐다”면서 “대한민국 정부나 경제 주체들이 잘 적응하도록 길을 열어달라”고 당부했다.

상임고문단은 사실상의 집권준비 모임이라는 의미를 강조했다.

이해찬 전 총리는 “야당은 외교와 관계 없는 것 같지만, 우리나라 같은 개방형 통상 국가에서는 외교 자체가 큰 경제다. 외교를 어떻게 풀어내느냐가 먹고 사는 문제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며 “집권을 대비한 준비라고 생각하고, 당에서도 보다 적극적으로 활동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대중·노무현정부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세현 전 장관도 “정권 인수를 위한 준비 모임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자국 중심성이라는 분명한 방향성만 갖추면 혼란한 국제정세 속에서 국가안보를 튼튼히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에 앞서 지난 7일 국내외 경제 현안에 대한 정책을 제시하는 당 공식 기구인 국가경제자문회의를 출범시켰다. 미래에셋 대표이사 출신으로 21대 국회의원을 지낸 홍성국 전 의원이 의장을 맡았다. 홍 의장은 출범식에서 “복잡한 경제문제에 대한 전문가 그룹의 진단과 이에 따른 실질적인 정책 대안을 만드는 것이 자문회의의 목표”라며 “국가의 대전략, 거시경제, AI, ESG, 국토균형발전, 부동산, 금융, 벤처 등 30여명의 전문가를 중심으로 촘촘한 그물망으로 만들어 우리 경제를 엮어가는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도 “실질적인 국가경제정책을 만들어내는 핵심 역할을 해달라”고 주문했다. 자신이 강조하고 있는 먹사니즘 정치를 정책화 하는데 힘을 쏟아달라는 요구로 풀이된다.

경제·외교안보에 전문가 라인을 구축하고 있다면 정무라인은 당내 중도성향 중진인사들을 대거 포진시키는 특보단이 핵심이다.

민주당은 11일 5선의 안규백 의원을 단장으로 40여명의 중진 국회의원과 ·원외 인사가 참여하는 당 대표 특보단을 출범시켰다. 이 대표는 “(특보단) 제1의 책임으로 ‘레드팀’(조직 내부에서 반대 입장을 내는 역할을 하는 팀)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지도부 뿐만 아니라 당 전반에 이 대표 리더십을 확고히 세워 차기 집권을 위한 결속을 다지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총괄특보단이 앞으로 당지도부 의사 결정이나 정책·정무적 판단에 큰 도움을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총괄특보단장을 맡은 안규백 의원은 “당대표 6개 특보단은 정권이 포기한 국민 생명과 안전, 민생 경제를 살리겠다”면서 “이 대표를 보좌하고 당의 미래 가치를 도모하고 때론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는 레드팀이 돼서 수권정당으로 도약하는데 이바지하겠다”고 밝혔다.

특보단은 정무·경제·사회·국민 소통·외교 안보 분야 등의 조직과 40여 명의 인원으로 구성됐다. 정무단장은 안호영 의원, 경제단장은 유동수 의원, 사회단장은 송기헌 의원, 국민소통단장은 박수현 의원, 외교안보단장은 위성락 의원이 맡았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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