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구청장에게 무슨 일?
사퇴 촉구에 첫 입장
직무수행 차질 사과
지난해 말부터 구청장 직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던 윤석준 대구 동구청장이 처음으로 사과입장을 밝혔다. 윤 구청장은 그동안 언론과 시민단체의 입장표명 요구를 묵살해오다 전날 시민단체가 사퇴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하자 하루 만에 공식입장을 내놨다.
윤석준 동구청장은 20일 구청장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일신상의 이유로 주민께 실망을 안기고 심려를 끼쳐 동구 행정 책임자로서 송구하고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윤 구청장은 건강 문제와 관련 “연말까지 건강이 호전되지 않아 주민들에게 짐이 될 것 같으면 중요한 결정을 내릴 것을 약속드린다”며 “여러가지 건강 문제가 있는데 현재는 건강상태가 70%까지 회복됐다”고 말했다.
윤 구청장은 다만 ‘중요한 결정’이 사퇴여부에 대한 결정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연말부터 건강이 좋지 못해 연가와 병가를 쓰면서 병원 치료를 받아왔다”며 “치료 중에도 직무수행 공백이 없어야 했지만 부족했던 것을 잘 알고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또 동구의회 시민단체 언론사 등이 요청한 연가와 병가 사용, 출퇴근 기록 등의 공개거부에 대해서도 “개인정보로 판단해 제출하지 않았지만 추후 소명이 필요한 부분은 직접 해명하겠다”고 말했다.
윤 구청장은 지난해 12월부터 수시로 결근하고 지역의 주요 행사에도 참석하지 않아 구설수에 올랐다. 특히 지난 7월 11일 집중폭우로 금호강이 범람하면서 동촌유원지 식당과 상가가 침수됐는데도 현장에 나타나지 않아 주민들로부터 빈축을 샀다.
동구는 당시 현장을 방문했다고 해명했지만 홍준표 대구시장이 현장에 방문했을 때는 구청장 대신 부구청장이 나왔다.
윤 구청장은 또 지난 12일 동구 아양아트센터 앞에서 열린 김장나눔행사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대구참여연대와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지난 18일 공동성명에서 “윤 구청장이 직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정도면 당장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